[4개월, 3주...그리고 2일] 책임개념+씨네큐브 by 타누키



맨 처음엔 스폰지하우스에서 데어윌비블러드를 보려했으나...다시 이것 저것 둘러보다가..
잠수종으로 타겟을 잡고 씨네큐브로 이동하였다. 위치를 영 몰라서 헤맸다는...
SK건물이었을텐데 살짝 기울어지면서 창문이 들쑥날쑥한게 마음에 들었다.


어쨌든 헤매다가 결국 택시타고 찾아간 씨네큐브는 친절하게 잠수종이 매진됐다고 알려줬다. 아흐나...
그래서 어떻게 할까..하다가 4개월을 보기로 했다. 시간이 꽤 남아있어서 어디서 시간을 때우나...
했으나 이날 인왕산과 부암동으로 이리저리 끌려다닌 토씨는 추워서 나가기 싫다고 해서 안을 둘러 보던 중..
LAVAZZA라는 카페가 흡연가능한 곳이라 그 곳에서 쉬기로 했다. 흡연이라곤 해도 아늑한 스타일은
아니라...주변 인테리어도 모두 알파걸..같은 느낌? 주인과 티비는 남자에 축구였지만...ㅎㅎ
번갈아가면 죽은 토씨와 나


사실 극장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에 와~좋다는 알아도 나쁘다는 것이 어느 수준까지 와야 나쁜건지
잘 몰라서..씨네큐브 2관이 좋은지 나쁜지는 잘 모르겠다. 77명 정원의 크지는 않은 관이었지만..
사운드도 영상도 그냥저냥은 하는 듯하다. 그래도 씨네큐브에 대해 굉장히 좋은 이미지를 받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큐브남!(?)이 즐거워진다!는 이벤트 때문인데...남자에게 이벤트를 해준다는게 너무 감동이었다.
(여성부가 생겼을때 여성의 기분이 이랬으려나...)하도 좋아하자 토씨는 아주 그냥 여기만 오란다. ㅡㅡㅋ

어쩌다보니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는데 4개월은 개인적으론 '책임개념'이 말하고 싶은바가 아닐까...싶다.(네타 가동~)
그리고 성교육으로 이 영화를 보여줘도 되겠다..는 느낌? 그만큼 감독이 직접적으로 강렬하게 말하는 듯 했다.

루마니아의 혁명 2년전으로 배경을 잡고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핸드핼드 카메라 기법을 멋지게 쓰고 있었다.
때는 1987년이지만 지금의 한국 상황과 공산주의라는 것을 빼면 별로 다를바가 없지 않나..싶다.
아니 더 진행된(지금 세태에서) 상황같아 보이기도 한다. 여성이 어른 앞에서 담배피우는 것이 약간은
꾸지람을 들을 만한 일이기도 하지만 그건 꼰대같은 어른의 경우이고..낙태도 불법이라곤 하지만 암묵적으로
생기면 하거나 아예 피임약을 달고 사는..영화는 특별히 다른 사회상은 보여주고 있지 않고 기숙사와
주인공의 남자친구 집 정도만 보여준다. 하지만 공산주의에서의 철저한(?) 신분증 확인과 대학 생활이 끝나고
남자던 여자던 정부가 원하는 곳으로 발령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한국에서의 군대의 불안감과 비견할...려나?
기간이 특정되지 않는 대신 복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직업에 종사하는 것이니....하지만 남자가 아닌 다음에야
그 불안감...그 강제감이 선뜻 느껴질지 모르겠다. 그냥 사회적인..드라마를 만들기 위한 장치로만 보여질지도..) 정도..?

주인공의 친구 가비타가 '개념부재'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겠는데 나로서는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가비타와
의사가 다 해주고 있다고 본다. 가비타는 어떻게 임신했나도 안나오고 낙태에 대해서도 임기응변으로만 대처할 뿐
상황을 악화시키는 일은 모두 하고 다닌다. 추격자의 슈퍼아주머니 같은 역할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잠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그런 역을 수행하며 한숨을 자아내게 만든다.
그러면서 우선 최고의 악역(?)인 의사가 나온다. 그는 불법적으로 이런 일을 도와주며 돈을 받지만 노모를 모시고 살며
불법적인 일을 하러 가면서도 어머니를 챙기는 효자다.(물론 국내에선 효자가 결혼 못하는 순위에 끼지만....ㅡㅡ;;
4개월에서도 아내는 없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그는 계속 외친다. 생각이 있는 거냐고..
책임이란게 어떤건지 아냐고..낙태가 쉬워보이냐고..왜 이런 일을 만들었냐고..
그러면서 2개월이라고 했던 아이가 4개월이 넘었음을 알게된다. 4개월부터는 위험성이 더 높아지고
이때부터는 살인이라고 외친다. 그래도 가비타는 계속 자신이 언제 임신했는지 모른다고 할뿐..
그러면서 돈 문제가 나오고(결론은 모자란다는 이야기 ㅡㅡㅋ) 의사는 오탈리아를 낙태의 대가로 산다.(?)
감독은 가비타같은 여성...그에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주인공을 강하게 힐난하고 싶은 것 같았다.(방법은...ㅈㅈ지만)
그리고서 차분히 낙태를 시행하는 의사..잔뜩 겁을 주었던 처음과는 달리 굉장히 간단한 시술(?)이었다.

3개월 전의 아이는 낙태시키는 방법이 공포스러웠는데(설명만 들었을때) 4개월 넘은 생명은 이렇게 꺼뜨리기가 쉽다니...
그것도 충격이라면 충격이었다. 또한 영화 간간히 물건 가격이 나왔는데 담배(밀수)값이 80이었는데 이들이 생각한
낙태비는 3000이었다. 뭐 이렇게 변환시키면 안되겠지만 80:3000=3000:X 로 간단히 담배값을 3천원으로 놓고
계산하면 낙태비는 겨우 11만원 남짓..담배 4보루(그것도 불법시술이)..주인공과 가비타 등의 생명에 대한 경중이
어떠한 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앗다.

하여튼 감독의 주장은 그렇다고 치고 주인공인 오틸리아는 처음으로 돌아가서 보자면 행복한(?) 상황이다.
물론 친구의 낙태는 도와줘야하지만 뭐 친구가 대충 다 해놓은것 같고...다들 한다던데 별 감흥도 없는 듯하고..
남자친구는 이제 슬슬 자신을 집에 소개시키려하고..(한국적인 정서가 약간 보이는 87년도를 생각해본다면 맞다.
집에 여자친구를 소개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물론 가족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기에 남자친구는 파이를
자를때까지만 있어달라고 애걸복걸 해주시고...(남친의 어머니의 생신날이었다.)별다른 문제는 눈에 띄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의사와 관계를 가지게 되면서 모든게 문제가 되버렸는데..관계를 가진 직후 바로 화장실에서 씻어보지만
소용없는 일....생리기간이긴 하지만 불안감은 계속 그녀를 감싼다. 그런 직후의 스틸 컷이 바로

이 포스터 이다. 국내판은 벽을 빨갛게 만들어 무슨 스릴러처럼 만들어 놨는데 별로...그냥 원본이 나은 듯 싶다.
남자는 등으로 말한다고 했나..하지만 오틸리아 역시 등으로 모든 말을 다 한다.
(주요 장면에서 핸드핼드임에도 굉장히 오래 잡아주며 별로 안 움직이는 신들이 많은데 이 때가 제일 괜찮았다.)

그리고서 남친의 파티에 참석하게 되고..테이블에 앉아서 어색한 시선들을 마주하게 된다. 꼰대같은 스타일도
한명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녀의 편을 들어주고 인사를 주고 받게 된다.
(오틸리아에게 자리를 내줘 화면에서 거의 내쫓기다 시피한 남친은 정말 영화 내내 안습이었다. 자리가 없어서
오틸리아 뒤에서 얼굴만 빼꼼내밀며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이 그럴 때인가...곧 자리를 나온 그녀와
남친은 방으로 간다. 그러면서 왜 얼마 전에 사정을 했냐고..임신했으면 어떻게 할려고 그러냐고..
(나로서는 의사와의 관계때문에 혹시 모를 임신이 됐을 때 그 아이가 남친의 것임을 확고히 하려는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DNA를 의뢰했을 때 꽤 높은 확률로 자신의 아이가 아니더라...하지 않던가..나쁜 생각이겠지만..)
그러면서 어떻게 할꺼냐 자꾸 닥달한다. 그러면서 한 몇번 간 남자친구는 버벅이는데 이 부분이 결단력없고...
오틸리아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지 않느냐..임신하면 그냥 결혼하는 것이냐..임신해서 하는 결혼이 행복하냐..하고
토씨는 이야기 했지만 남친이야기를 좀 하자면 서로 합의된 하에 관계를 가졌기 때문에 관계 자체에 대해서는 이미
둘이 책임이 있고 그 부분이 사랑이라 할때 남친은 어머니의 생일날 오틸리아를 집으로 초대하면서 그의 의사를
천천히 밝혀 나간 것이 아니냐..결혼할 생각이 없었다면 아직은 경직된(지금의 한국같은) 부모님 세대한테
소개를 시켰을 것인가...라는 생각이다. 그러면서 이 영화의 처음부터 시험끝나고 여행가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내가 보기엔 그때 프로포즈를 할 생각이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오틸리아는 계속 몰아치고 결국 그는 자신이
잘못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사실 이 방법이 잘 이해가 안된다고는 하지만 남자로서 제일 평범하게 쓰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상대방과 소통이 안되는(오틸리아는 남친의 상황을 알지만 남친은 오틸리아의 상황을 전혀 모르니..)
상황에서 어떤 방법을 쓸 수 있단 말인가? 상대방이 진정하고 이성이 돌아올때 까지 기다릴 수 밖에....
하지만 결정타가 남았으니 "뭘 잘못했는지는 알아?" 워........

하여튼 그리고 남친의 집을 나와..호텔로 돌아가 태아를 수습하고 버린다. 불안한 감정을 극도로 잘 나타내기에
핸드핼드만큼 효과적인 것도 많지 않으리라...살짝 스릴러 분위기도 타 주시고....
가비타는 묻어달라지만 오틸리아는 그냥 고층아파트의 통로식(?)쓰레기통에 버린다. 고층에서 1층까지 연결된...
왜 의사(감독)는 고층에서 버리라고 했을까? 생명(죽었지만)을 어떻게 다루는지 보려고 했을까?
그냥 1층에서 버려도 됐을텐데...하지만 오틸리아는 그냥 버릴려다 불안한 마음에 의사의 말대로 몇층 올라가
가차없이 태아를 내던져(쓰레기통로에 버렸으니 보이진 않지만..)버린다. 불법적인 물건을 처리했을 뿐
생명에 대한 것은 일절 보이지 않은체...

그리고 다시 호텔로 돌아오니 가비타는 음식을 시키고 있다. 오틸리아도 음식을 시키려하는데 가비타의 음식이
나온다. 고기...내장...척수...피로연에서 남은 음식이라고 하는데 이름만 들어도 태아를 연상시킬 만한 음식이다.
하지만 가비타는 다른 걸 시킨다고 하면서 그냥 메뉴판을 그 음식접시 위에서 펼쳐든다.
(사실 이때 어머니는 역시 위대하다? 먹고 살아갈 힘을 내는 어머니? 같은 느낌이 1그램들었으나.....
가비타가 왜 어머니에 들어가야 하는가? 과연 먹고 살아갈 힘을 낼 여성에 들어가야만 하는가? 라는 생각이...
가비타의 임신은 아마도 오틸리아와 비슷하리라 생각한다. 전혀 강제되는 것은 없이 그냥 관계를 즐기다보니..)
두 여성을 한꺼번에 잡아준다. 잠시동안..그리고 오틸리아는 갑자기 관객을 쳐다본다. 그리고 끝난다.

그러면서 감독은 말하고 싶은 것 같다. 너는 이 둘 중에 포함이 안될 것인가? 책임에 대한 개념도 없고 그냥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어찌어찌 지내는 가비타와..그녀를 한심하게 여기면서도 자신도 별다를 바 없는 오틸리아
1987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어쩌면 현대에 질문을 던지기에 충분하다. 지금도 별반 다를바 없으며
더욱 가속화 되고 있으니까..(안그런 사람 많다는 것 안다만...)

보면서 궁금한 것은 대체 오틸리아는 왜 가비타를 그렇게 도와주고 몸을 내어주기까지 했을까 ㅡㅡ?
개연성없이 막연히 이해하고 넘어가기는 하지만....어떤 사이길레 대체....라고 생각하다가
그만큼 성행위에 대한 가치나 책임감이 낮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나쁜(이라고 쓰고 맞는) 생각도 잠시 ㅡㅡㅋ

또한 생리주기라 그런지 가끔 오틸리아가 코피(?)를 흘리는데...생리라 코피를 흘리는 건지 한 2번 이상 나오다보니
무슨 뜻이 있는 것인지 싶기도 하고....원래 그런 경우가 많은 건지..

그리고 남친집에 갔을때도 어른이 켄트담배를 권해준다던가..밀수를 구하면서도 켄트만 찾는다던가..
역시 무슨 뜻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담배를 안피다 보니...하긴 담배를 펴도 감독만의 뜻이 있을 수도...(켄트 애용자인가..)

하여튼 고리타분한 노친네같은 생각이라 재미없긴 하지만..서로 책임을 생각할 때 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
그 책임의 형태가 결혼이던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 되던 간에..의사 형님이 하신 말씀이 다 맞습니다요~ 행위는 말고 ㅡㅡㅋ

하지만 또 내가 성을 잘 누릴(?)수 있는 위치와 조건이 된다면 이런 생각을 했을까...하기도 싶고...
부모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 답할 수가 없을 때가 있는데 네가 그걸 가지고 있지 않아서 그렇다는 것에 제일 막힌다.
물론 역사는 if가 없다라는 이야기도 있지만...정말 내가 그런데도 그런 생각을 가졌을까? 라는 생각도 한다.

덧글

  • 배트맨 2008/03/17 07:35 # 답글

    영화와는 별개로 사진을 보면서 웃음이 터졌습니다.
    두번째와 세번째 컷에서.. (지금 이 덧글 쓰면서도 웃고 있어요)
    인왕산을 다녀오신 날 강행군을 하셨군요.
    저였다면 극장 가는 길에 쓰러지지 않았을까 싶다는.. - -a

    씨네큐브에서 이 영화 포커스가 맞지 않은채 상영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이웃 블로거한테 들었어요.
    괜찮으셨는지.. 저는 안봤지만요.
  • 타누키 2008/03/17 16:32 # 답글

    짐때문에 번갈아 자느라 ㅡㅡ;; 저도 몰래 찍었지만 몰래 찍히기도 했더라구요. ㄷㄷ
    어째 저랑 나가기만 하면 강행군이 계속 되는 것 같아서 ㅡㅡㅋ;;

    포커스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손으로 계속 들고 찍다보니 하지만 포커스가 맞아야할 때 맞다라는 느낌인거보면 맞는것 같기도 한데...
    전체적으로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약간은 어긋난거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게 노린건지는 모르겠지만
    거슬리거나 너무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라 저는 그냥 의도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배트맨 2008/03/18 08:11 # 답글

    덧글보고 또 한번 웃었습니다. 짐때문에 번갈아 자는, 몰래 찍고 찍히고.. 아 쓰러집니다~ ^^;

    포커스는 의도적인 범위내에서의 연출이였던건가요?
    만약 극장의 포커스가 안맞은거였으면.. 그것은 관객에 대한 테러인 셈이지요. -_-a

    한번도 못가본 곳이지만 씨네큐브가 극장 커뮤니티에서 좋은 말을 듣고는 하는 몇 안되는 상영관이예요.
    무엇보다도 스탭롤을 끝까지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를 잘 해준다고 하더군요.
  • 타누키 2008/03/19 00:35 # 답글

    좀 아늑한 스타일이었으면 그냥 같이 잤을텐데 ㅡㅡ;; ㄷㄷㄷ

    네 아마도..다른 관객들도 별 말은 없었구요.

    씨네큐브 평이 좋았었군요. ㅡㅡ;; 그런 인디(?)관은 거의 잘 안가는지라..
    그런데 요즘 몇군데 가보니 스탭롤은 정말 꽤 잘보여주더라구요. 불도 안 켜주고..흠흠
    남자 이벤트때문에 멤버쉽카드도 만들었어요. ㅎㅎ 집에서 버스만으로 갈 수도 있어서 괜찮은 것 같구요.
  • 토씨 2008/03/28 19:24 # 삭제 답글

    그리고보니 니사진 내가찍은거잖아 이름 바꿔줘~ 바이 토씨-
  • 타누키 2008/03/30 23:25 # 답글

    귀찮소....ㄷㄷㄷ ㅋㅋ 다음부턴 저작권을 지켜주겠소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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