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방향] 오빠라는 단어 by 타누키


오래전 동기들끼리 사귀는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한국에 없었을 때라 보지는 못하고;; 인터넷 채팅으로 통보받았었네요. ㅎㅎ
또한 다시 돌아왔을 때는 깨져 불같이 만나고 불같이 헤어진 사이긴 합니다만
둘 다 동기다보니 지금도 얼굴 보는 사이지요.

그런데 가끔 그 녀석이 그 녀석을 언급할 때 말실수를 하면
"오빠"라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사귈 때를 못봐서 모르겠지만 강한 이미지인 그 녀석을
어떻게 그 녀석은 오빠라고 부르게 만들었을까~
아니면 그 녀석이 자청해 오빠라고 불렀었을까~
라는 생각과 여러 복잡미묘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얼마 전 회동자리에서도 그 말실수가 나왔네요.

이 얼마나 강한 마력의 단어인지!!

그러고 봤던 영화가 북촌방향이었습니다.

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최근작들처럼 또 찌질한 남성이 나오는 이야기인데
이번엔 원나잇 하렘(?) 환타지가 추가되었더군요.

김상경이 주인공을 맡았을 때는 찌질함의 절정을 보여주겠다!!를 봐서
보면서도 낄낄 거렸는데 유준상이 주인공이 된 다음부터는
웬지 찌질거리면서도 능력자라 부러운 느낌이....ㅠㅠ
다시 찌질한 주인공 주세요. 엉엉~ ㅎㅎ

어쨌든 나름 교수직함을 가지고 있고 나름 인지도를 가진 영화를 오래전에
만들었었던 유준상이 오랫만에 서울에 올라온 몇일동안
북촌에서 빙글빙글 돌며 비슷한 장면을 빙글빙글 만들어내는 영화인데
정말 재밌습니다. 남성이라 재밌었을 수도 있긴한데 홍상수 영화니까~

거기서 김보경이 1인2역을 맡았는데 과거의 여자와 새로운 여자로
둘다 유준상에게 푹 빠져서 나옵니다. 유준상의 철학(?)인 원나잇 후
다음날 헤어질 땐 우린 여기서 끝내는게 좋은거다, 연락하지 말라 등으로
연을 끊는데 그러고서 유준상이 필요할 땐 또 찾아가서 원나잇하고
다음날엔 또 반복 ㅋ 그런데 이게 영화에선 먹힌다는거~
현실에서 그렇게 했다간 불꽃싸닥션이 날라올 것 같은데 말이죠.

새로운 여자로 다시 나온 김보경은 술집 여주인으로 나오는데
몇 일동안 손님으로 온 유준상에게 결국 마음을 열며
"오빠"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과거의 여자처럼
몸도 마음도 홀랑 뺐기면서도 또 다음날 반복 ㅋ가 되어버리죠.
일기 꼬박꼬박쓰고 이런 이야기는 대체 어디서 차용하신건지
직접 써먹던 멘트셨던건지 ㅋㅋ

사실 영화에 나온 대부분의 여성이 모두 유준상에게 푹 빠진걸로 나왔는데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의 김의성이 유준상의 영화에 나왔었던걸로 영화에 나와
유준상=홍상수 느낌이라 이게 또 ㅋㅋ
송선미도 김상중과 같이 선후배니 어울리는 사이긴 하지만
영화 내내 유준상에게 호감을 던지는게
몇일이나 더 지나면 "오빠"라고 부르게 될까라는 생각도 했었네요.

그리고 마지막에 길가던 유준상을 알아보는 고현정이 나오는데
북촌지도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나오는 음악과 함께
그녀도 곧 유준상을 오빠라고 부르게 되겠군이라는 생각을 하며 끝났네요.
최근 비슷해비슷해 하면서 이번껀 보지 말까~했었는데
역시 재밌습니다. 이번엔 능력자라 찌질한게 별로 없어 공감은 적었어도

"어떤 새끼도 안만나"라던지 무작정 과거의 여자집에 찾아가 하소연하고
들어가면서 "문 닫을께"라던지 남성들 술마시고 개똥철학 이야기하고
또 이미 눈에 콩깍지 씌인 여성은 맞다맞다 그러고 자잘한 씬들이 워낙 좋았네요.
다음에도 결국 찾아보게 될 것 같습니다.

결론은 "오빠"소리 한번 들어보고 싶다는거~
막내도 아닌데 막내성격같아 듬직하지도 못하니...

악!! 비도 추적추적내리고 가을이네요. 춥다 ㅠㅠ

-출처는 네이버 영화-

핑백

  • [북촌방향] 오빠라는 단어 | Freedom Developers 2011-09-29 14:43:48 #

    ... 었는데 얼마 전 회동자리에서도 그 말실수가 나왔네요. 이 얼마나 강한 마력의 단어인지!! 그러고 봤던 영화가 북촌방향이었습니다. 영화는 홍상수 이글루스 ‘영화’ 테마 최근글 Posted on September 29, 2011 by acousticlife. This entry was posted in Rss ... more

  • 타누키의 MAGIC-BOX : [경주] 선남선녀 이야기 2014-06-25 11:44:11 #

    ... 주변이 천마총이 있는 대릉원 주변이라 도솔마을도 있고 음식촌이 형성되어 있어 많이 들렸던지라 보면서 또다른 재미가 있더군요. 다니면서 보던 목욕탕 기둥이라던지 마치 북촌방향보는 느낌으로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모임(?)의 나이있는 선남선녀의 적당한 공방을 보는 맛도 있고 ㅎㅎ 어쨌든 한국에선 당연시된다랄까 싶은 느낌을 변주로 ... more

  • [경주] 선남선녀 이야기 | 여행정보 마구마구:) 2014-06-25 13:50:57 #

    ... 을도 있고 음식촌이 형성되어 있어 많이 들렸던지라 보면서 또다른 재미가 있더군요. 다니면서 보던 목욕탕 기둥이라던지 마치 북촌방향보는 느낌으로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모임(?)의 나이있는 선남선녀의 적당한 공방을 보는 맛도 있고 ㅎㅎ 어쨌든 ... more

  • 타누키의 MAGIC-BOX :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관계의 정반합 2015-09-25 12:38:44 #

    ... 게는 잘 먹힌다는 나쁜남자 타입이랔ㅋㅋㅋ 김민희와는 또 어느정도 진전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끝의 반지를 결국 간직하는 것도 그렇고 언제든지 돌아와서 만날 수 있는 북촌방향 느낌?? 첫번째 분기점은 역시 화실 앞의 정재영은 칭찬으로 술자리를 이끄는데 비해 뒤의 정재영은 감독으로서 초보 화가인 김민희를 제대로 크리틱ㅋㅋㅋㅋㅋㅋ하며 ... more

덧글

  • 2011/09/29 15:2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타누키 2011/09/30 09:09 #

    정말 마법의 단어죠~ ㅠㅠ 한번 들어봤으면..;;
    어딜가도 막내취급이라서 ㅠㅠ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구글검색


www 내 블로그 검색

사이드1

사이드1.5

2019 대표이글루_음식

2018 대표이글루_photo

예스24

통계 위젯 (화이트)

330562
2914
5593598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205

메모장 드래그금지버전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anngabriel.egloos.com의 저작물인 이 저작물은(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라이선스의 범위 이외의 이용허락을 얻기 위해서는 anngabriel.egloos.com을 참조하십시오. Locations of visitors to this page

사이드3

구글아날

구글아날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