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 어페어] 계몽주의자, 왕이 되다. by 타누키


제목부터 러브 어페어가 생각나는데다가 포스터에 사랑~ 이러면서
왕실 불륜, 뭐 이런 영화이려나~하고 보러 갔다가 꽤 괜찮게 본 영화, 로얄 어페어입니다.
나중에 보니 감독이 니콜라이 아르셀로서 밀레니엄 오리지널판 영화 1편을
맡았던 분이시더군요. 밀레니엄은 아직 허리우드 버전 밖에 못 봤는데
기억이 가물해질 정도되면 덴마크/스웨던 버전도 봐야겠네요.
감독 역량을 보면 기대할만 해 보입니다.

포스터로는 사랑으로 관객을 유혹하고 있지만 사실 사랑이 차지하는 부분은
정말 10분의 1도 안되는 것 같고 실제로는 계몽주의자인 주인공과
정략결혼한 왕비, 반쯤 정신 나갔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주변 환경으로
관심을 바라는 왕의 이야기로 시간 안배도 좋고 꽤 잘 만들어 냈다고 봅니다.
이런 류가 그렇듯이 호불호는 조금 타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추천드릴만한 영화

특히 일반적으로 우리가 접하는 시각이 아닌 방향에서
계몽주의자의 이상 실천과, 실제가 어떻게 괴리되어가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엘리트주의적인 우리나라 현실에도 꽤 맞아
씁쓸하면서도 재미납니다. 게다가 왕을 대신하는 권력을 가지게 된
엘리트 계몽주의자가 어떻게 처신하는지 보는 건 블랙코미디가 따로 없더군요.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왕이 프로이센의 왕이라고 칭할만큼 주인공 요한은 옥새를 마음대로 찍을 권한을
받게 됩니다. 이게 왜 문제냐면, 처음 왕을 설득해 개혁법안을 서로 상의하며
추진하던 것에서 왕이 질문 등을 하는 모습에서 엘리트로서 이런 것도 이해 못해??
라는 염증을 보이며 그 전에 왕이 귀족들의 법안을 도장찍기만 한 것을 넘어서
아예 요한이 옥새를 대신 찍을 권한을 주도록 왕에게 서명하게 합니다.

왕을 시민으로 대치해본다면 루소를 읇던 계몽주의자가 실제로는 왕의 권력으로
이의는 받지않고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겠다니 얼마나 웃기는 모습인지..
게다가 왕(시민)을 계몽하는 것도 포기, 묵살하고 전권만 달라고 흑인 시동을 주며
살살 어르는 모습은 이 영화의 백미입니다. 귀족보다 더한 짓을 서슴없이 저지르지요.

또한 그는 스스로가 검열을 피해 익명으로 출판했던 인물이면서
그에 대한 악의적인 루머가 돌자 다시 검열을 부활시키기도 합니다.

요한 역을 맡았던 매즈 미켈슨은 많이 봤지만 여기선 주연이다보니
독일 상남자 매력이 물씬 하악하악 ㅠㅠ)b 매력적이십니다. ㅎㅎ


영국에서 온 왕비는 급진적인 문서를 반입하지 못하게 되고
그러한 전력이 있는 요한과 교류를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후반에는 육체적까지 진행되지만 초반 정략결혼, 왕의 기행 등으로
그렇게 나쁘게 그려지지는 않고 비중도 작아 거슬리지는 않더군요.

후대에 개혁에 성공하면서 많은 정책이 진행되는 것과 함께 레 미제라블과
달리 해피엔딩(?)으로 진행되는 것과 그녀의 회상방식, 자녀에게 전하는 말이
정말 잘 만들었더군요. 실제 역사도 그랬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왕비역으로는 알리시아 비칸데르인데 차분하니 아름다우면서도
강단있는, 마치 근대여성같은 열정이 멋졌습니다.
특히 뒤에 망토같은게(?) 달린 드레스는 나넬 모차르트에서 보고
참 마음에 들었던 건데 여기서 다시 볼 수 있어 좋았네요. +_+


왕, 사실 그는 계몽주의자였던 요한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인물이라봅니다.
많은 기행이 있었지만 요한에게서 심리적인(매춘은 좀 극단적인 처방이었지만 ㅎ)
치료를 받으며 안정되어 가며 장면장면에서 비수같은 말을 던지면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는걸 보여주는데 요한이 그를 점차 무지르며
귀족보다 더하게 다루자 다시 무너져가는게 참 안타깝습니다.

왕은 어디서 본 것같은데 필모가 이것밖에 없는 미켈 보에 폴스라르입니다.
2012 베릴린 영화제에서 이 작품으로 은곰상도 받으시고
출발이 좋으신 듯, 역에 딱 맞더군요.

여담으로는 왕비와 너무 친하게 둘이만 놀면서 자신을 따돌리자
(왕이 와도 안 열어준다던가 왕비 다른 용무 중이라던가)
괴롭히는게 밑에 깔린 그 시종으로 아름다운데 아웃되서 아쉬웠다가
후반에 나오는 걸 보고 오오~ ㅎㅎ 로라 브로같긴 한데..정확히는;;


이 상황이 오래갔으면 어땠을지....둘이 불륜을 저질러도
왕은 용서를 하는 걸로 그려지는데(실제 역사는 모르겠지만
남성은 자신이 따르고 싶은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상당히 크니까...)
개벽이 아닌 왕과 함께 차근차근 개혁해나가는 모습을 요한이 보여줬으면 어땠을지...


결국 개벽을 원했던 요한의 정책들은 방대한 재정이 문제가 되면서
귀족들이 반란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런데 이게 반란이래봤자
시민들과 일부 호위대가 궁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겁니다.

만일 요한이 왕을 무지르지 않아 정신적으로 흔들린 상태가 아니라
왕이 명령만 내리면 바로 와해될만한(그냥 정원에서 모닥불 피우고 앉아서 놉니다;;)
동원 세력인데 결국 왕은 흔들리고 귀족들의 압박을 물리치지 못하고 맙니다.


이 당시, 왕정에는 그래도 요한같은 엘리트가 당신들을 위했다며
개혁을 진행시키는게 의미가 있을 수 있겠지만 현대에서 엘리트들이
시민들을 계몽시키겠다며 대중을 우중 취급한다면 웃기는 이야기겠지요.
아쉬우면서도 현대에도 의미가 있는 시대극, 로얄 어페어였습니다.

-출처는 모두 네이버,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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