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모니터링으로 보고온 우아한 거짓말입니다.
최종결과물을 보지는 못했지만 아쉬움이 있는 영화더군요.
물론 어느정도 좋기에 그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지는거겠지요.
영화는 왕따를 당해 자살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흔해 보입니다만 자살한 김향기의 언니인 고아성의 끈기있는 추리로
사건을 되짚어가는 맛이 좋고 아역(?)들의 연기가 수준급이더군요.
여학교, 여학우들의 왕따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모니터링에서도 남성분들 이해가 가시냐는 질문도 나왔는데
꽤 많은 매체로 소개가 되고 있는 소재라 본질적으론 힘들겠지만
인지를 할 수 있는 스토리였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사건과 모두의 거짓말이 샅샅히 파헤쳐지는 가운데
김향기, 즉 천지의 용서는 너무 쉽게,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그려지고 있는게 안타깝습니다.
피해자의 성격 상 내려놓음이 선행되는 구조에서 모두 용서를 받는 구조가
더 극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소설이라면 더 배가 되었으리라 예상)
기존의 시각이랄까....이제까지 어른들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시선이 느껴지는지라 아쉬웠습니다.
어쨌든 영화는 아쉬우면서도 연기라던지 좋은 면이 많기 때문에
추천드릴만 하지 않나 싶네요.
개인적으로 이러한 문제에서 모범은 아니지만 충격 받았던건
일본영화인 고백이 좋았던지라~
영화에선 위해행위가 배경이 아니긴 하지만 실제로는 빈번해지는 요즘
이러한 논조가 피해받는 아이들에게 공감이 갈지는 미지수네요.
가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에게 힐링이 되는 영화같은 느낌이 좀 있어
한국영화답구나....라는 배신감(?)이 있습니다. ㅎㅎ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존 이지메 수단에 카톡과 같은 최신 수단까지 말로 사람을 말리는걸
참 잘그려내고 있어 마음에 듭니다. 특히 주연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조연들을 잘 활용해 군데군데 미스테리처럼 보이게 꾸며놓았고
영화포토에는 안나오는 ㅠㅠ 천지 친구인 미라 역의 유연미의 연기와
역할 또한 또래 아이들이 할만한 배역으로 상당히 좋았네요.

그럼에도 사람에게 다가가고 싶어하는 한국형 히키코모리(?)
김향기의 연기는 제한된 역할에서도 빛이 납니다.
어찌보면 모순적이고 차라리 사람에 질렸으면...싶지만
또 이해가 가지 않는건 아니니....

김유정은 웃으며 사람을 말리는게 이 영화에서 최고의 연기가 아니었나 싶게
롤러코스터를 타는게 마음에 듭니다. 나중이 기대되네요.
다만 가해자에게도 이유를 절절하게 붙여주는 한국 특유의 정서 상
위아더 월드 힐링 받는게 아쉽기도 합니다.
천지 친구인 유연미의 경우는 이해가 가게 잘 그려놨지만 김유정의 경우
고아성의 대사는 정말 손발이 오그리........
하면서 가해자에 대해 피해자는 언제까지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살면서 핑계없는 무덤이 어디있겠냐만은 후우...

김희애 누님도 좀 오글거리긴 했지만 꽃보다 누나에서 좋은 이미지대로
좋은 엄마 역이라 찡하더군요.
문제는 싱글맘으로서 여기서 더 어떻게 하라는건지...
그럼에도 아이들은 항상 사고를 치고, 당하기 마련이니
부모되기란 역시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라고 불효자는 타자를 칠 뿐이고~;;

천지의 누나 만지 역의 고아성
얼굴도 개성있고 자라면서 갈라지는, 그러면서도 가족의 밑정이 있는
배역을 잘 그려내 역시 기대되는 배우네요.
겨울왕국에서도 그렇지만 가족은 역시 최후의 보루같은 느낌입니다.
거기에 기대지 못하고(기대지 못할만한 가정이 아니었는데도)
김향기를 자살로 끌고간 스토리가 오히려 원망스러울 지경이더군요.
물론 가족을 개차반으로 만들고 위아더 월드 힐링을 받았다면
더 손발이 오그리 토그리 했겠지만.....

성동일은 흔한(?) 찝적남으로 나오지만 친구 유연미와의 연계 등
스토리 상 걸맞는게 ㅎㅎ

유아인은 개그코드인가 싶었는데 후반 스토리가 나오면서 좋더군요.
그래도 그 많은 끈 중에 하나도 잡지 못하고 스스로 삭힌 천지, 김향기를
이해하기 힘든 저는 복을 많이 받은 사람이구나 싶습니다.
끈 떨어지기 전에 저도 끈을 좀 내려뜨릴 수 있으면 좋을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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