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었다는 한공주를 보고 왔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언급되어 있지 않고 나중에 CGV 무비꼴라쥬에서
운용하는 큐레이터에게 들었네요.
밑에 큐레이터 파일을 올렸지만 우선 써보자면
감독이 사건묘사보다는 일이 일어난 후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데
사실 전혀 그렇게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에 의아스럽더군요.
감독의 의도는 그랬을지 몰라도 이제까지의 고발 영화들과
사건묘사는 그다지 다를 바가 없지 않나 싶습니다.
오히려 교차편집을 통해 더 비극적으로 부각되게 만들어져있는게 강점이더군요.
그러면서 다가오는 친구 역의 정인선이 마지막에 다 알려지고서도
다가오지 않았는가에 대해 감독과 이야기 끝에
모두 단절되는 상황을 그렸다는데.....
개인적으로 이게 개연성 부분에서 아쉬우면서도
그러면서 감독, 관객까지 모두 가해자로 만들기 위해서라는 생각이라면
또 괜찮은 방법이겠다라고도 생각이 들더군요.
어쨌든 약간 과도한 가해자 만들기가 포함되어 있는 면을 제외하면
상당히 볼만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마지막 엔딩은 정말 백미더군요.
청불이지만 직접적인 묘사는 없기 때문에 한번쯤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공주 역의 천우희
프로필과 다르게 평범한 페이스로 연기하면서
마리옹 꼬띠아르가 칭찬했다는데 정말 그 묘한 선을 잘 넘나듭니다.
결국 누구라도 붙잡아주길 바라지만 모두 떨어져 나가고
친구와 같은 선택을 하고 말죠.
하지만 그녀 역시 친구의 고백에 정인선과 같은 외면이란 선택을 했다는 점은
감독의 가해자 만들기가 주인공까지 포함한다는 것이라 참...
오지랖이 죄악시되는 개인화된 현대지만 또한 그래서
더 오지랖과 관심이 필요한 시대라고 역설되는 것 같더군요.

이은희 역의 정인선
흔히 여고에서의 잘생긴 보이쉬 인기 오지랖녀 역할에 딱 맞는 페이스~
선이 고운 느낌에 나중이 기대되더군요.
사실 정인선과 친구의 지나친 관심에 마지막 사단이 나버리곤 했는데
한번이 아니라 여러번 반복된 사건인지라
지속되는 촬영 거부 사건은 이 영화에서 유일한 오점이 아닐까 싶더군요.
두번...정도로 잘 조절했으면 어땠을까도~
마지막 한공주처럼 동영상을 다보고 나서 그녀에게 연락하지 않은 것은...
나락으로 떨어뜨리기에 충분했지만 해외파에다 그전까지 적극적이었던
그녀가 멘붕에 빠지는 것은 아쉽긴 합니다.
중학생이라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지만.....

한공주 친구로 자살한 친구로 나오는 전화옥 역의 김소영
사실 날라리라면 날라리라고 볼 수도 있지만
대학에 와서 다양한 가치관과 행동양식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서
자라 온 환경에 따라 바뀌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는걸 이해하는지라...
역시나 피해자에게 나름 불리한 정보들도 가감없이 보여주면서
감독의 가학적 취향이 잘 나오는;;
키도 크고 다른 아이들과 확 비교되는 비율때문에
처음엔 전화옥을 노리고 일이 벌어지는걸로 나오는데
그 아이들이 지금은 다들 어른이 되서 멀쩡히 돌아다니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충격적이더군요. 참....
개인적으로 청소년법에 대해 학부모들도 방어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이가 정말 그렇게 착하다고 믿는다면 역으로 방어한다는 생각으로
빨리 개정해야 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여성 어른 역으로는
제일 아쉬웠던 건 친모보다 자신의 치부도 다 보여주고
나름 가까워졌다 생각했던 조여사 역의 이영란
그래도 최종적으로 사랑을 택한(?)걸 보면
극 중 마을의 추문과 불륜도 불사했던
사랑일변도 캐릭터에 걸맞는 것 같기도 하고;;
공주모 역의 성여진도 마찬가지로 재혼해
공주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가 보다 처신에 매진하는게 참...

남성 역들에 대해 써보자면
학교도 달라지고 힘든 상황에서
그래도 현실적으로 한공주를 최대한 도와줬다 생각하는 학교선생님
그런데 필모에서 이름 찾기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긴 한데;;
아버지 역의 유승목의 연기도 찰졌고...
나름 힘든 가장으로 나오는 줄 알았더니 감독니뮤...ㅠㅠ
파출소장 역의 권범택은 설마설마했는데..
그 중간에 전화기 뺏어간 경찰 아들인줄 알았더니
동윤으로 자꾸 모아지는게 좋아했던 한공주에게 더 괴롭게 그리더군요.
동윤 역의 김최용준은 남자들끼리에서 이지매란 이런 것이란걸
경험해 보진 못 했지만 잘 보여주는 듯 싶더군요.
민호 역의 김현준과 함께 연기가 찰졌던~

마지막 엔딩의 백미였던 입수는....
정말 수영을 왜 그렇게 배웠는가에 대한 마무리로서 대단했네요.
특히 몽환적으로 처리한건 희망이라곤 보이지 않고
모두를 가학적으로 내몰았던 영화에서 그나마 틔워준 탈출구라고 봅니다.
물론 S취향인 감독님은 분위기만 조성해주고
이미 답은 정해 놓은 것 같지만요. ㅎㅎ

큐레이터 해설을 올려봅니다.
사실 한공주가 고릴라들에게 당할 때 아버지가 진짜로 들어오게 되는데
그 부분에서 한공주와 같은 방에 화옥이 있었던 걸로 봤던지라
그럼 남자 애들이 있던 거실에서 당하던 아이는 누군가를 질문해보고 싶었는데
남자가 아닌 분이시라서 물어보기 좀 그렇더군요;;
나름 동윤이 아닌가(극 중 묘사에서는 민호가 바이(?)처럼 나오죠;;)
싶었는데 아버지가 잡아서 끌고 나온 놈이 동윤이었으니 흐음....
어쨌든 한공주와 화옥의 사건이 아버지의 출연으로 그래도 중단되는 상황에서
얼굴을 잡아주지 않는 그 둘의 사건은 계속 진행되는걸 잡아주면서
밀양으로부터 한참이 지난 지금도 심심치 않게 이러한 사건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여주는건 아닌가도 싶더군요.
사진은 이수진 감독님
덧글
제가 볼 때는요 거실에 있던 것은 화옥이 입니다. 그 당시 동윤이는 그 날라리한테 고릴라탈이 씌워지고 공주가 있는 방으로 들여보내졌죠.(날라리가 동윤이도 공범으로 만들기 위해서) 겁먹은 동윤이는 고릴라탈을 쓴 채 공주가있는 방으로 들어가구요. 그리고 그러는 와중에 집에 들어온 아저씨는 공주네 아빠가 아니라 동윤이네 아빠입니다(극 중반부에 공주가 만났던 공주의 아빠와 다른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방 안에서 성폭행 당하고 있던 공주가 아닌 성폭행을 하고 있던 동윤이만 데리고 나간거구요. 그리고 중간에 동윤이네 아빠가 멈칫하면서 거실에서 성폭행 당하고 있던 화옥이도 발견하지만 자신의 아들이 먼저이기에 모른 척 한 채 동윤이를 데리고 나가버리구요.
그리고 또 하나의 추측을 해보자면 화옥이와 공주는 한 번이 아닌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공주와 화옥이가 성폭행당하는 영상이 인터넷에 유포 될 정도이면 영상이나 사진은 그게 다가 아닐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것으로 보면 사진과 영상에 의한 협박에 의해서 공주와 화옥이는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한 것이죠.
약 먹인 날 바로 걸렸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다면 공주의 아버지가 온다는 전화통화 씬이 말이 안되는데다가
동윤 아버지가 공주네 집에 열쇠를 따고 들어오는 것도 그렇고 말이죠.
다른 사람으로 보이는건 황폐화되기 전후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그때문에 화옥이가 임신된거구요
뭐 시간이 길어지면서 끌어냈을 수는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