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본인의 다큐멘터리 ''그러나 복지를 버리는 시대로'의
영향을 받은 첫 장편영화인데 재개봉해서 봤습니다.
초반 작품이다보니 요즘의 작품들과는 분위기가
상당히 다르네요. 작풍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이렇게 보니 정말~
그래도 나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팬으로서
스크린으로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자살한 사람 주변인의 심정을
묘한 분위기와 함께 롱테이크로 표현하는게 역시~
아무래도 20년전 작품이기 때문에
추천하기는 쉽지 않지만
요즘 이렇게 과거의 명작들을 볼 수 있게
개봉해줘서 참 좋네요. 시간대가 쉽지는 않지만 ㅠㅠ;;
딱하나 아쉬웠던건 어디서 들려오는건지
초반 등에서만 들리는건 줄 알았는데 옛날 장비 자체적으로
생성되는 듯한 고주파가 ㄷㄷ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정도로 어두운 화면이라니....
기존의 작품들과 전혀 달라 묘했네요.
원제와 같은 마보로시 이야기가 나오지만
극 중의 당사자를 제외하고처럼
알 수 없는 이야기라 헤쳐나갈 수도 없는게...
그러한 유혹는 누구나 느껴는 봤을 감정이지만
실제론 어리짐작으로 가늠해볼 수 밖에 없는
답답함을 처연하게 잘 그려내더군요.
그래도 간간이 나오는 밝은 화면 속의
가족에서 그녀는 마보로시를 쫓아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상여를 따라가는 긴 연출이 자살에 대한 간접적인 묘사같아
상당히 좋았네요. 그 끝에서 재혼한 남편이 붙잡았던 것도..
진심을 전부 알 수는 없지만 그러한 것 만으로도
위안받을 수 있는게 가족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려서의 트라우마부터 모든 걸 알고 자라고
결혼까지 한 청춘드라마같은 부부로
아사노 타다노부와 에스미 마키코

이쿠오 역에 아사노 타다노부
지금으로서는 짐작도 안되는, 극 중에서도
남성의 삶의 열망이 가장 강할 때에
자살한 그를 따스한 모습 이외에 그려내지 않음으로서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오더군요.
(모르고 봐서 다행이었던;;)
요즘 스타일로 보자면 좀 느릿느릿한 연출때문에
밝은 가운데서도 불안함이 느껴지긴 했었지만...
무촌인 가족도 모르는게 사람 속이란걸
극명하게 드러내서 참....아쉬우면서도
역시 그럴 수 밖에 없나 싶기도 합니다.
저부터도 자유로울 수 없는 이야기다보니..

유미코 역에 에스미 마키코
강한 인상이지만 천진함이 묻어나는 이 때 그 모습
청춘이지만 검은 복장을 주로 입어
가라앉는 분위기를 내려는 것 같기도 합니다.

실제로 아사노 타다노부에 비해 좀 연상인데 그러다보니
천진함과 재혼 후의 극명한 분위기 대조를
그려내기에 무리가 없었네요.
작품이 많지는 않으시던데 극에 잘 어울리시던...

상대역인 나이토 타카시도 숨겨진 사정이 있었고
다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서 그러한 분위기를 이어갔지만
그럼에도 상대의 딸과 자신의 아들으로
뭔가 분위기 반전이 일어나는게 좋더군요.
특히 똘똘한 딸이 귀여운게~~
진행되며 따뜻한 색의 빛과 복장을 씀으로서
그래도 희망이 있는게 아닌가 싶은,
그래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다 싶더군요.
오래된 작품이고 휴지로 살짝 귀를 막으며 보긴 했지만
(이러면 소리는 들리고 고주파는 좀 걸러지던;;;)
좋았던 작품이네요. 쉽게 와닿지는 않지만
언젠가 소장하고 싶던....
(워낙 오래전 작품이라 현재는 품절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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