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을 모시고 보러 다녀온 택시운전사입니다. 당시에는 이미 다들 돈벌러
다른 지역에 계시거나 해서 언급 안하는 이야기로 GWANGJU가 아니라
KWANGJU라는 이야기만 나직이 하셨네요.
사실 시놉이 나왔을 때 어느정도 예상되는 스토리이기는 하지만 송강호와
토마스 크레취만, 유해진의 조합이 꽤나 좋아서 마음에 들었고
극후반을 제외하고는 사건과의 거리감을 훌륭하게 그려내어 누구나에게도
추천드릴만한 영화라고 봅니다.
5.18 관련 상업영화로서는 처음 봤는데(과거는 낯선 나라다정도??)
외국인이 아니라 외지인으로서의 시선이 마음에 들더군요. 물론 클리셰가
많다는건 아쉽기도 하지만....ㅎㅎ
어느 쪽이 맞았을지... 기억과 재연의 어지러운 시간 속의 이야기였습니다.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인방송이 가능한 시대에선 이해할 수 없겠지만 외부와 연락이 안되는 상황에서
들어온 외국인과 외지인의 시선은 나름의 변명과 거리감을 딱 적당하게 보여줘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화려한 휴가같이 내부인의 시선에서 다루는 것보다
당사자가 아니라면 결국엔 외부인이 될 수 밖에 없는 사안에서는 이러한 구도가
최선이 아닐까 싶었네요. 아니면 덩케르크처럼 드라이하게 찍어야 하는데 과연;;
공식적인 희생자 수나 사건의 선후 등에 이견의 간극이 상당히 있다고 들어서
나중에는 타임라인에 따른 드라이한 영화도 하나 나와줬으면 싶기도 합니다.

송강호는 기대했던 배역에다 최대한 외부인으로서의 입장을 고수하는 것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토마스 크레취만이 연기한 위르겐 힌츠페터 역시
저널리스트로서의 입장을 어느정도 고수했지만 후반엔...
류준열은 징검다리로 필요했다고 봅니다. 권총부분에선 살아있다는 것을
표현해서 좋았지만 결국엔...

거기에 유해진의 대응은 외부인들이 가지는 부채의식에 대한 위로같은 느낌이라
좋으면서도...또 이렇게 끝낼 수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하지만 카체이싱같은 극후반씬은............정말 제발 꼭 넣었어야 하는건지 ㅜㅜ
안그래도 분량이 상당히 긴 영화인데 꼭!! 차라리 좁은 길에서 우당탕탕이었으면
그래도 나름~싶은데 대로에서...다른 길이 또 있었으면 군인들 뚫고 가지도
않았을텐데 다시 거길(?) 뚫고 택시운전수들이 나왔다는 것도 그렇고....
사실 이것 때문에 전체적인 감상이 팍 죽는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광주사람들의 모습과 도움은 충분히 나왔던 것 같고 그 후의 김사복 스토리가
준비되어 있는 상황에서 좀.....부모님은 괜찮아 하셨지만 흐음...

본인의 인터뷰와 김사복 스토리는 정말 ㅠㅠ 실제로는 어땠을지 모르지만
아마도 모두가 생각하는 그 이유로 말하지 않았을게 뻔하겠죠. 지금까지도
찾지 못한걸 보면 참..위르겐 힌츠페터 기자분은 돌아가셨다는 점도 아쉬웠네요.
진짜 과자를 나눠 가졌을지..
두유 노우 GOD김치에 당하는 모습은 좀;;

엄태구 씬스틸렄ㅋㅋ 최귀화도 그렇고 무서운 분들이 많이 나왔네요. ㄷㄷ
스릴러같은 추격은 괜찮았지만 또 편리하게 화면전환하는건 좀;;

전혜진은 사실 과부인가 싶었...;; 고창석이 후에 나와서 다행(?)이었던...
유니폼이 다르던데 회사가 달라서인지 모범택시 뭐 이런 것이었을지~
딸 역의 유은미도 편부모 슬하의 아이다운 연기가 잘 어울렸던...
괜히 씩씩하지 않아 좋았네요.

광주 MBC가 불타는 등 박혁권이 연기한 언론인도 괜찮았습니다.
앞으로는 김사복이 익명으로 남지 않을 수 있는 시대가 오기를...

덧글
이후에 일본갔다가 바로 다시 들어갔던걸 고려하면 역시나 고증적으로도 무리수가 아니였을지;
후반부에 목숨을 건 마리오 카트, 일명 GTA 마더 뻐꺼! 예압 텐 포인트! 씬은 좀 생뚱맞았지만 광주학살의 진실을 외부에 보내기위한 필사의 각오가 얼마나 비장했어야 하는지를 강조하는 장치라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