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장군 멍군 by 타누키





블라인드 모니터링으로 본 남한산성입니다. 블라인드가 한국영화를 주로
틀어주다보니 마음에 드는 작품을 찾기 쉽지 않았었는데 이 영화는 정말 마음에
들어 모니터링하기 좋았네요.

역사 자체가 스포일러지만 임금이 도망다닌다는 욕을 현재까지도 들어먹는
침략전쟁인 임진왜란이 만약 임금이 잡혔다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건
병자호란이 제격이 아닐까 싶은지라 아주 마음에 드는 작품이네요.

특히 국뽕이 거의 없이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비교적 담담하게
그려내서 좋은 와중에 이병헌과 김윤석, 게다가 박해일까지 너무 배역에
딱 맞아서 대단히 좋았습니다. 덩케르크를 보며 부러웠던게 얼마전인데
비록 패전이지만 이렇게 정통사극으로 그려낸 작품을 볼 수 있어서 ㅠㅠ)b

제발 이 작품이 잘 되서 이런 기조의 작품이 나올 수 있는 풍토가 마련되면
좋겠네요. 물론 캐스팅 파워가 뒷받침되어 그렇긴 하겠지만 투자자도
성과를 보면 관심을 좀 더 가질테니~

조용한 작품이지만 강추드리는 작품입니다. 음악도 류이치 사카모토라 그런지
사극류에 뻔히 쓰이는 국악풍이 아니면서도 잘 어울려서 더 마음에 들었네요.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로맨틱, 성공적, 이병헌
최명길을 연기했는데 얼마나 눈물연기가 절절했는지 정말 캬........
완전히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소화력이라 연극처럼 몰입감을 주는게 대단했네요.

현대적 인식의 주화파라 주인공적인 캐릭터라 더 그렇겠지만 끝까지 보좌하는
것도 그렇고~ 김상헌과 둘이 심양에 잡혀가서 소통하는 에필로그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



김상헌 역의 김윤석
주전파의 필두로 아무래도 현재에선 좀 와닿지 않는 영의정 김류(송영창)계열의
명에 대한 재조지은과 다르게 그려서 마음에 드는 캐릭터였네요.

발성이 살~~짝 아쉬우면서도 나이가 있는 배역이고 이병헌이 따박하다보니
이런 느낌도 괜찮았네요.

물론 재조지은도 사실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명이 없었다면 왜란의 결과가
훨씬 안좋았을테니....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주전파의 입장이 조금은
약하게 표현되는게 아닌가 싶은게 아쉽더군요. 다른 대신들이야 개그캐릭터로
전락되었지만 김상헌은 조금은 더 현실적인, 전략적인 대사가 있었으면~
싶은게 ㅜㅜ 아무래도 최명길의 입장이 현대에선 더 와닿으리라 보는지라
아쉬웠네요. 당시의 상황도 우리가 생각하는 청이 완성되기 전이라
우리는 결과론적으로 판단하기 쉽지만 힘들었다고도 하니....



그래도 최명길이 왕의 곁에서 보좌하는 충신적인 포지션만 차지하고
민초들과의 접촉을 처음부터 끝까지 김상헌에게 넘긴 것은 아주 좋았네요.
최명길이 이런 것까지 챙겼으면 비중이 확 쏠렸을텐데 역시~

둘다 국민을 생각했다는 평까지는 너무 나간 느낌이지만(조선시대에 그런
현대적 개념들이 나오는 작품들은 좀;;) 직접 보여준 모습들이 있다보니
김상헌 쪽이 좀 더 마음에 들더군요. 최명길의 주장이 와닿더라도
그 주장을 다른 시대로 옮겼을 때 과연 역적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되는 면도 있는지라 청이나 중국이 대상일 때 우리는 너무 관대하게
바라보는 입장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일본이 대상이고 청만큼의 강성한 힘을 보유한 적도 있었으니 주화론(?)을
꺼냈다면 과연?? 그런데 중국에 대해서는 다르게 보는 입장이 많아보이네요.



인조 역의 박해일
사실 인조가 박해일이라고 그럴 때, 살짝 불안했는데 역시 그답게 왕이면서도
불안하고 심지가 약한 모습을 양립해 보여주는 모습은 정말 좋았네요.

물어보고 답하고 그럼에도 고집대로 미는 모습 등, 김상헌과 최명길의
썰전이 성립될 수 있는 좋은 캐릭터라 평소 암군대열에 끼여있는 인조의
인상마저 다르게 만들정도의 모습이 ㅜㅜ)b



고증이나 군사적인 모습은 잘 모르겠지만 김류의 삽질 등이 있다고 해도
전체적으로 아포칼립스적인 느낌마저 나는 몰살전은 정말 좋았네요.
홍이포가 더 높게 배치되다보니 이건 뭨ㅋㅋㅋ 시즈탱크가 언덕에 올라가서
조지는건 너무한거 아닌지 ㅜㅜ



민초 서날쇠 역의 고수
대장장이 캐릭터라 묘하게....고수도 염려되었는데 그래도 상당부분 들어낸
느낌이라 마음에 들었네요. 이다윗이 죽었을 때는 좀 그랬지만 길이가 짧아서
다행이었고 전령을 했을 때는 정말 ㄷㄷ 어명을 받고서도 그랬을지....
뭐 배를 구했더니 신하가 먼저 타려했다는 일화도 있긴 하지만;;

마지막 아이에게 말하는 장면은 ㅠㅠ



이시백 역의 박희순
관객과 함께 고구마만 먹은 ㅜㅜ 그래도 나름 멋지게는 나오는데 김류고구마;;



청쪽은 사실 좀...만주어(?)가 익숙치 않다보니 뭔가 위신이 없어 보인달까
무서워는 보이는 것 같기도 하면서도 흐음;; 그래도 통역의 조우진은 좋았네요.
특히 조선에선 천민출신이었던지라 청인을 자처하는데도 배신자가 아니라
흔히 이야기하는 헬조선을 벗어난 탈조선 성공자적인 느낌으로 와닿는게
시대가 달라져서인지 씁쓸하면서도 이해가 가서 짧은 분량이지만 인상적입니다.



첫 장면의 김상헌, 제안을 거절한 나루 할아버지를 어쩔 수 없이 죽이지만
후에 나루(조아인)를 거두고 잘 대하는 모습은 참.....마음 아팠던...
특히 떡국장면은 정말 눈물나는게 ㅜㅜ

결국 항복문서를 전하고 곤룡포 없이 걸어서 삼전도에 가 삼배구고두례를
하는데 그 후의 참상을 문자로만 내보내는 등 담백하게 그려내는게 좋았네요.

짧은 침략이었지만 왕이 잡혔을 때의 후폭풍은 임진왜란급이었으니
그걸론 선조 좀 그만 괴롭혔으면;; 아니 현대적으론 오히려 더 권장했어야
하는거 아닌지 싶은지라....(물론 이승만이 생각나서 그런 것일 수는 있지만)
어느 시대든 장군했을 때 멍군하지 않고 버티는건 말이 안된다고 봅니다.



워낙 만족스러워서 이런 것도 처음 줏어온~ 요즘엔 많이들 만드나 보더군요.



돌리면 나머지 주연들도~ 박희순은 없던 ㅜㅜ



간단히 찾은 자료는 이것이것
이 그림은 너무 웃겨서 퍼온ㅋㅋ 원출처는 써있지 않아 모르겠지만 참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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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타미 2017/10/07 11:33 # 삭제 답글

    저 용왕들이 근무태만이라서 그런지 남해용왕(이순신의 별칭)이 탄생..

    패전과 관련된 사극으로 칠천량해전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조선수군의 승리는
    거북선과 판옥선의 함포가 아님을 보여주는 전투죠.
    (이 해전덕분에 일본은 다시 해전에 나설수 있었음. 덕분에 이순신이 활약. 그
    렇지 않았다면 아예육전만 치뤄서 조선이 더 어려워졌을듯.)

    추:이 영화에서 화승총이 제대로 고증되어나온것이 의미있습니다. 이전에는
    심지에 불붙이고 기다리는 총으로 오인한 사람이 많았더군요. 그리고 청나라
    가 생각보다 문명화되어서 유교와 도교에 대해 잘알고 청의 황제도 사서삼경
    등을 전부 완독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청나라라는 이름도 도교의 문장에서 따온것임.)

  • 타누키 2017/10/07 13:33 #

    남해는 대한제국이 되면서 뚫렸으려나요. ㅠㅠ

    이순신 라이징으로 찍....

    서양 머스켓티어(?) 비슷하게 나오는게 좀 업그레이드 됐네~ 싶긴 하더군요. ㅎㅎ

    미드 마르코 폴로보면 이미지와 좀 다르긴 했습니다.
    도교에서 온 건 몰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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