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빌 체임벌린의 악명이나 처칠의 업적이야 유명하고 최근의 덩케르크까지
기대되는 작품이었던 다키스트 아워를 봤습니다. 그리고 좋았네요.
다만 덩케르크 때도 적었다시피 만약 한국영화였을 때 관객들이 정훈영화라
하지 않을 것인가라 생각해본다면~ 물론 최후로 미뤄놓고 정치싸움과
자리잡기가 메인이기 때문에 그런 호불호는 좀 접어두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인물싸움에서 취향이 많이 갈릴 것 같은데 게리 올드만의 열연도
좋았고 다른 인물들도 나름의 걸출함이 잘 드러나서 좋았네요.
특히 굴욕적인 평화를 입에 달고 살던 체임벌린, 할리팩스와 낙관적인
전망이지만 항복은 없다는 입장의 처칠의 대결은 남한산성이 떠올라
더 마음에 들었고 더 과거지만 현재의 우리와 맞닿아있다고 볼 수 있는
남한산성과 달리 더 근대의 역사에서 희생을 택한 결과가 어떠했는가,
명분과의 싸움이던 왕조시대와 실리와의 싸움이라 생각하던 근대시대의
역전은 과연 결국 어디서 왔는가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였네요.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체임벌린과 처칠정도까지만 알았지 조지 6세(벤 멘델슨) 등의 초반 지지가
적었다는건 몰랐는데 정말 취임 때부터 참....눈물겹더군요. 침 닦을 땤ㅋㅋ
마지막 암으로 약해지면서 결국엔 체임벌린이 처칠의 손을 들어준 것은
좀 유하게 그려준게 아닌가 싶어 아쉽기도 했네요. 그만큼 상황이 긴박해져
어쩔 수가 없었기는 했겠지만...

클레멘타인 처칠 역의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꿀돼지라닠ㅋㅋㅋ
군 사진을 찍는다던지 정계의 핍박을 바로잡아주는 역할이 참 멋지던~
취임부터 덩케르크 등 결정의 시간이 그리 짧은지도 몰랐는데 긴박감이 워;;

하이라이트였던 지하철씬, 정훈영화스럽기는 하지만 달변가로서의 면모가
나오는게 참 멋졌네요. 아이까지 나서는 모습에선 시큰하기까지~
게다가 의회로 돌아와 연설할 때는 100배쯤 뻥튀기해서 말하는겤ㅋㅋㅋㅋ
안한 말은 아니지만 역시 정치인은 정치인이구나 싶어 웃픈게 좋았네요.
굴욕적인 평화를 기득권의 이득을 위한 것이라 정의하고 희생은 결국
평범한 시민들이 지지만 그들에게 명분을 주는, 위에서 결정하여 하달하는
왕조시대가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 올리는 그의 주장법은 확실히 당시의
정치 룰을 뒤집을 수 있는 방법으로서 매력적이었습니다.
현재에는 조금은 더 직접 민주주의가 되었고 조금은 더 누구나가 어느정도의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이상과 이념, 국가가 옅어진 이 시대에 다시 한번
그러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때가 온다면 체임벌린과 처칠 중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지 궁금해지는 영화였네요.
그나저나 이 영화에서도 뒤를 막아줬다는 프랑스군은...ㅜㅜ 물론 영국군도
거의 안나오긴 했지만 프랑스 정치인들과의 대담도 이상하게 나왔곸ㅋㅋ
영불연합군의 기치가 자주 나오기는 하지만 처칠만 부각되서 ㅠㅠ
프랭클린 미국 대통령에게 계속 읍소하는 처칠의 모습은 참 애처롭기도
하면서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비전은 어디서 왔을지 대단했습니다.

말려들어가는 비서 엘리자베스 레이튼 역에 릴리 제임스, 일반인의 시점을
그리기 좋은 캐릭터이기도 하고 정치가 남성에 갇혀있는 와중에 전시동원된
다수의 실무자들이(물론 일반 남성들은 덩케르크같은 전방에 있겠....)
실제로도 그러하지만 여성들로 많이 그려졌더군요. 어리바리한 모습부터
자기 주장을 하기까지 어디서 봤었더라~~ 했더니 베이비 드라이버의
데보라였네요. 역시~ ㅜㅜ)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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