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 감독인 토드 헤인즈의 작품인 원더스트럭입니다. 사실 캐롤때문에
넘기려던 작품인데 뱃지가 예뻐서~ ㅎㅎ
타임슬립물인가 싶었는데 잔잔하게 흐르는 가족과 뉴욕에 대한 대물림이
좋았던 영화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청각적인 요소를 시대와 배우들을 내세워
표현하는 점도 흥미로웠구요. 조금 걸리는게 없는바는 아니지만 그리~평이
좋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괜찮았던지라 추천드릴만 합니다.
아역들이 메인인데 다들 좋았던~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로즈 역의 밀리센트 시몬스
실제로 청각장애인이라고 합니다. 극 중에서도 마찬가지로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는 시기와 자연사박물관 등 공간의 대물림까지 모든 것의
집대성 캐릭터로 똘망똘망한 얼굴이 참 마음에 들었고 기대되는 배우였네요.
무성 흑백화면이 주이고 아직 수화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대사를
보여주지 않는게 청각장애인의 답답함을 극대화 시켜서 좋았습니다.
현실에선 음악이 흐르지도 않을테니 더 힘들테지요...
초반부터 꾸준히 공예하는 것을 보여주더니 디오라마 제작가가 된게 ㅜㅜ)b
거기에 자연스럽게(?) 로즈가 벤의 할머니였다고 연결되는게 멋졌네요.

벤 역의 오크스 페글리
번개맞고 타임슬립하는 줄ㅋㅋ 근데 일시적일지 영구적일지 모르겠지만
청각장애를 얻으면서 그러면서도 아버지를 찾기 위해 뉴욕으로 건너가는게
참...어머니의 죽음 직후라 이해가 가면서도 대단했네요.
할머니, 아버지로 이어지는 박물관러의 피때문인지 방을 수집품으로
가득채운게 참~ 하긴 로즈의 오빠가 원더스트럭을 꾸몄을 정도니 ㅎㅎ
수집이나 추리, 추적 등 아이 때 저질렀던 수많은 행동들이 연상되며
피식하게 되는 캐릭터라 좋았네요.
가족사나 닮은 점 등은 아마도 인류공통적인 면이겠지만 여기서 뉴욕 그리고
자연사박물관 등의 역사 자체인 공간들이 추가되면서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공간이 얼마나 있을까....싶은게 아쉽더군요. 시대가 안정화되어 가다보니
이제부터는 그러한 공간이 조금씩 쌓일 것 같기는 하지만 앞의 세대와
지금의 세대가 같이 공감할 수 있는 공감대의 부재가 많이 떠올랐습니다.

제이미 역의 제이든 마이클
눈이 참 예쁘던 수집광 소년, 같은 수집 덕후를 만나 친구를 사귀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전체관람가답게 투닥투닥 일을 키우고 넘어가는~

로즈 엄마이자 로즈 역에 줄리안 무어
로즈의 엄마인 메이휴는 연예인이라 그런지 자식이 장애인이라 그런지
아버지에게 맡기고 숨기는 모양새인데 아버지(제임스 얼바니악)도
20년대답게 엄한 모습만 자꾸 보여주니...줄리안 무어가 1인 2역을 맡았는데
전혀 다른 캐릭터이지만 두 가지 모습 다 가족의 얼굴이라는 면을 보여주는
좋은 장치가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가족이라서 다 좋은건 아니지만
가족이라서만 가능한 이야기도 있으니..
강에서 배를 띄우는 것도 그렇고 오빠에게 가면서 자연사박물관에
내가 머물 곳은 어디인가요?를 쓴 배를 지구에 안착한 운석 위에 올려놓는
모습은 정말....슬펐네요. 운석같이 외부인이 된 듯한 장애인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 이제는 안착하여 쉬고 있는 운석에게 묻는 듯한 장면이라
그녀의 고민에 동감이 되면서 참...
마지막 디오라마를 벤에게 보여주며 과거를 디오라마로 표현하는 씬들도
정말 좋았습니다. 제작자로서 가능한 이스터에그 숨기기라던지
슬픈 이야기도 이제는 할머니가 되어 구전동화처럼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녀의 고민이 이제는 확실히 해결되었구나라는 안도감도
느낄 수 있었네요.

벤 엄마 역의 미셸 윌리엄스
좋아하는 배우라 기대했었는데 분량이....분량이 너무 적...ㅜㅜ
다만 아버지를 말해주지 않은 이유에는 아무래도 뭔가 있긴 했었겠죠.
분명 상대가 아이가 태어나고 몇년있다 병으로 죽었는데 결혼이라던지
관계의 진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건....누군가의 변심 등의 이유였을지도..
뭐 전체관람가답게 그냥 안타깝게 아버지가 죽은걸로 퉁치고 휙 넘어가던데
무거웠을터인 홀어머니의 고민과 함께 문제가 너무 쉽게 해결되는건 좀...
물론 상경 후 바로 죽었다면 디오라마 완성도 안되었을테고 그러면 벤의
늑대 트라우마도 없었을테니...가장 이상적인건 디오라마의 완성을 위해서
미뤘다 정도이겠지만 흐음...그렇다해도 자신의 부모에게도 자식을 소개하지
않는 등의 대처는 흐음...이렇게 끝낸게 이해는 가지만 영 좀 아쉬웠네요.
책에는 다르게 그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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