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쿄기담집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나온다기에 본
영화인데 생각보다 고전적으로 나와서 묘했지만 또 괜찮았던 영화네요.
하와이로 여행을 갔던 아들이 서핑을 하다 상어에 물려죽은 후 어머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상실한 무언가에 대해 시간과 공을 들여 이렇게
다룬건 오랜만이기도 하고...나름 와닿기도 하고...
소재를 잘 다뤘지만 소설같은 영화이기에 호불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요시다 요가 너무 잘 어울렸던~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담담하게 10년을 지내던 사치(요시다 요)와 얽힌 소년들(무라카미 니지로
쿠리하라 루이)은 사정을 다 알게 된 후에 외다리 서퍼 이야기를 하는데
둘 다 그러다보니 설득력이 생기면서 나름의 평정심을 가지고 여행하던
사치를 흔들어 놓는게 좋았네요.
무심코라기엔 너무나 의심스러웠던 파문이지만 그 조그마한 것이라도
떠밀림이 필요했던 사치에겐 파도처럼 다가와 결국은 격정적으로 아들을
받아들이게 되는 모습이 참...
무라카미 니지로가 영어를 할 줄 알면서 능청스러운 것도 이해가 되서
웃음이 지어졌고 사치가 다시 도쿄에서 만나 나누는 대화도 좋았고
기담이라면 기담인 힐링물이었네요.

아들 역의 사노 레오
알고보니 사치의 남편은 마약중독에 요절했고 임신으로 피아노 유학의 꿈도
접었던 과거가 있었던데다 아들은 남편을 닮았는지 남편의 카세트를 듣고
사춘기 말기다움을 뿜뿜 해내고 있으니...
그렇다고 하더라도 자식이라는 굴레가 양면적이라 미워할 수도 사랑할 수도
없는 애매한 관계를 잘 보여줬네요. 그러니 받아들이는데 10년과 괴담이
필요했겠지만... 묘한 분위기를 사노 레오가 잘 보여줬고 한심한 면이 와닿아
좋았네요. 뼈는 맞았지만;;
상실과 인정에 대해 시간을 들여 끝에 들어서는 마음에 들었던 영화입니다.
결국 아들의 손도장을 가져왔고 가져가라고 처음부터 설득한 경찰은 죽고
계속된 부인과의 대담도 참~ 다시 그 곳에는 안 갈 것 같은 엔딩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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