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박해일, 전미선의 살인자의 추억 트리오가 다시 뭉쳐서 기대했던
나랏말싸미를 블시로 봤습니다.....만 당시에 팩션이나 가설에 대한 언급이
없어 혹평했었는데 개봉판도 한줄처리만 되어 있는데다 감독의 인터뷰를
보면 신미 한글창제설을 진지하게 믿는 것 같아 황당하고 불쾌하네요.
가설이라고 좋게 써놨지만 실제로는 폐기수준의 야사인걸로 알고있고
야사라고 써놨으면 모를까 언급도 안했으면 싶었다는 감독의 이야기는
미디어의 영향력이 지대한 현대에서 영화 내용과 상관없이 아주 마음에
들지 않는데다 저작권 문제까지 거론될 정도로 구설수에 올랐었던지라
고 전미선 배우의 유작이라 좋게 봐주고 싶었지만 도저히...
영화적으로 따로 떼고 봐도 연기를 제외한 연출력이 별로입니다.
좋아하는 사도의 각본가이지만 연출은 처음인걸로 보이는데 세종이 아닌
영조가 보이게 송강호를 디렉팅한 것도 그렇고 불교와 야사에 심취한 것은
괜찮지만 기독교 계열에서 이런 영화를 만들었을 때 반응이 어땠을까를
생각해보면...거기에 2000년대쯤의 과거로 회귀한 스타일이라 밋밋합니다.
배우들의 열연이 아까운 영화네요.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른 임금도 아니고 세종을 건드린데다 대표적 업적인 한글창제를 스님인
신미에게 맡겼다는 이야기는 진짜....게다가 조선시대 전체로 보면 유교로
인한 문제가 상당했지만 조선 초기, 아직 왕권이 강력한 상황의 세종인데
유학자들마저 눈먼자들을 만들며 불신자를 추켜세우는건 아주 불쾌했네요.
불교를 내세우는 방법도 다양할텐데 이런 방식을 취하는건 대체...
박해일의 신미 스님 연기는 현대톤같아 좀 독특한데 박해일과는 나름~
괜찮아서 또~ 이런 스님연기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그러다보니 좀 올드한
분위기를 내긴 합니다.
세종인 송강호는 좋았지만 사도의 영조가 어쩔 수 없이 떠오르는 나이든
연기라....그래도 세종의 중국 공녀 차출 등, 사대와 조공에 대한 언급은
마음에 들었네요.

전미선의 소헌왕후는 괜찮았습니다. 감독이 말했듯이 대장부다운, 물론
왕후의 위치라 가능한 대처를 보여줬고 그렇다해서 세종과 신미를 졸부로
만들어서는 안되니까요. 그런데 감독은 그렇게 만들고 있으니...
천도제도 좋았고~ 억불의 시대지만 고려에 비해서이지 불교의 폐해가
조선 유교 초기에 비할바가 아니었으니 당연한 수준이라 보고 그럼에도
왕가 등에서 유지된 것은 유명하죠. 불교의 폐해는 그리지 않고
핍박받는 모습만 나와 더욱 전형적인 기독교 영화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조연들은 진아 역의 금새록과 학조 역의 탕준상이 꽁냥꽁냥한건 귀엽지만
나머지 스님들의 전형성과 반복성이 길게 늘어져 지루한 편이고 천지인 등
정론적 개념을 내다 버려 한글의 독창성을 훼손하는 느낌마저 드는게 영...
표음문자의 개량형이라는 시각면에서는 괜찮았지만 천지인 개념을 굳이
빼버린 것은 의도가 있다고 봅니다. 특히 특정교수와 함께한 의견을 보면...

안평대군의 윤정일과 수양대군의 차래형
약간 전형적이지만 이 둘을 그린건 괜찮았네요. 문종과 집현전의 역할을
없애기 위한 장치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그린건 보기 드무니~
다만 그렇다보니 세자(김준한)가 붕 떠버리고 대체 뭐하나 싶어서...

일본 불자들의 대장경 요구를 이렇게 그린건 흥미로웠고 요즘 세태와
맞물려 흥행에 도움이 될지도...라기엔 영화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좀;;
문제가 많아서 아쉬운 영화였습니다. 반일영화로는 봉오동 전투가 곧~

덧글
왜 차라리 일본쪽의 장지문보고 만들었다. 그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