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더 스위스] 흔들리는 진실 by 타누키





유고슬라비아 내전에 뛰어들었던 기자의 이야기라는 정보만 들고 봤는데
꽤나 흥미로운 실존 인물을 애니메이션과의 결합으로 부족한 정보와 역사적
판단을 가족이라는 시선으로 갈음하는 연출이라 아주 마음에 들었네요.

전쟁, 특히 내전이라는게 더 그렇겠지만 유고슬라비아는 또 민족이라는
특이성때문에 더욱더 비극적이었고 계속 이동하며 지속된데다 지리적
특수성까지 막연하게만 알았던 사건을 다른 시점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안자 코프멜과 닮은 독특한 아이도 좋았고...가족이자 예술가이면서도
다큐적 연출도 그렇고 흔들리는 모습들을 오롯이 그려서 좋았네요.

평창남북평화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이라는데 스위스 단편 영화제에서
익무덕분에 볼 수 있었습니다. 90여분의 실사와 혼합된 장편으로 젊음과
이념, 이상의 시선이 어떻게 전쟁과 얽혀가는지를 여러 각도에서 보여줘
추천드리는 영화입니다.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수미상관적 이야기를 돌지만 여전히 그의 죽음에 대한 것은 알지 못하기에
오히려 해결이 아니라 뫼비우스의 띠같은 수렁으로서 다가오는게 참...

스위스에서 바로 기차를 타고 넘어올 수 있을정도의 전쟁지역이라는 것도
그렇고 취재 상황이나 인터뷰들이 외딴 섬같은 한국과 달리 여러 나라가
붙어있는 유럽이라는 땅덩어리를 다시금 일깨워주고 더 막막해지더군요.

내전을 취재한 기자까지의 이야기는 사실 그렇구나~싶었는데 갑자기 17세에
아프리카에 참전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어서 특이하신 분이네 싶었더니...
크로아티아의 외인부대에 참가하는 내용으로 가는건...상당히 의외였습니다.

26세에 여러 전쟁의 참상을 봐왔겠지만 영화에서 표현되는 그 부대의 모습은
마치 순한 ISIS같은 느낌인데 후반엔 취재하다 죽은 것이 아닐까 싶긴해도
어떻게 그가 거기까지 흘러갔을까라는 의문이 계속 들었습니다.

중간의 개와 여성의 묘사처럼 취재자료를 가지고 구성하면서 많은 살을
붙인걸 조카이자 감독인 안야 코프멜은 숨기지 않고 한 씬으로 표현하여
관객의 시선까지 흔들고 있어 더 좋았습니다. 빠지려할 때 쯤 한번씩 반대의
이미지를 던져대기에 다큐가 아니면서도 이러한 균형미가 마음에 들었네요.

어떤 작품이든 의도에 따라 만들어지기 마련이지만 이러한 구성이 한단계
더 높은 관객의 자유를 보장해주기에 더욱더 높은 의도성을 띌 수 있다고
보기에 다큐를 표방한 작품들이 신경써줬으면 싶은 지점이었습니다.




한참 후 대통령 살해 모의로 특수부대에게 죽은 치코, 그의 인터뷰를 보면
정말 그도 어리다는 느낌인데 종교적, 인종적 외인부대를 만든 크로아티아의
정부군은 무슨 생각이었고 참여한 그들 역시 어떤 일을 했었을지...



감독의 삼촌인 크리스
가족들이 격앙된 모습을 보여줄 정도로 무모한 그의 생애였는데 어떻게 보면
이상적이랄 수 있는 이념을 가지고 있던 스위스인이 전쟁을 겪으며 평가가
좋지않은 부대에 기자를 버리고 들어가 활동할 수 있는지 알겠으면서도
미스테리한 기분이 드는건 어쩔 수가 없더군요. 지금도 많은 젊은이들이
각종 이념에 의해 휘둘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했습니다.

결국은 이해관계를 통해 전쟁을 말하고 싶었다던 그가 이해관계로 쌓여진
이념의 최전선에 펜 대신 총을 들고 진군하다 죽었다는 아이러니는 멀리있는
사건이 아니라 최근의 일이라는게 더 충격으로 다가오면서도 현재진행형이라
안타까운 모습이었네요.

그가 살해당한 목도리를 이용한 다양한 활용 등 투박하면서도 유려해서
기억에 남을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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