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누키의 MAGIC-BOX : [아이언 자이언트] 총에게 영혼이 있다면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처음 보았던 아이언 자이언트인데 국내엔 개봉도
안했던지라 철인 28호같은건가보다~ 했다가 워낙 평들이 좋아 이번에
개봉(?)한 김에 봤습니다. 20년의 세월이지만 명작은 역시 명작이네요.
게다가 애니메이션이라고 해도 생각보다 기술격차가 눈에 띄지 않아서
극장에서 보는걸 추천드립니다. 사운드가 꽤나 강렬해서 더 좋았던~

총에게 영혼이 있다면이란 의문에서 출발했다는 이야기로 유명한데
남편의 총에 누이가 죽은 경험이 있는 브래드 버드 감독의 작품이란걸
미리 알고 갔기에 감동이 더했던 영화입니다. 50년대를 배경으로 재미까지
다잡아 상당히 마음에 드네요.

철을 먹는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겠지만 다른 것도 먹을 수 있으니 잘하면
재처리계의 아이콘이 될 수....아니 그전에 메카 고지라가 될지도 ㅎㅎ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50년대 소련이 우주에 스푸트니크를 먼저 쏘면서 어수선한 상황의 미국을
배경으로 웃프게 꼬집는 내용이 꽤나 많습니다. 물론 과하지 않아서 현재
풍자를 위해 어디까지 가야하는가를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딱~
적절했던 수준이라 좋았네요. 독특했던건 아이가 반자이~하는건데
승전국이긴 해도 얼마전까지 적국이었던 언어를 쓴다는게 재밌었네요.

그만큼 일본 문화가 오리엔탈리즘으로 강하게 퍼져있었던건지 ㄷㄷ
고증이 잘 된 것으로도 알려져있는데 아무래도 실제로 쓰였던건가 싶네요.

외계인+어리바리+내 말만 듣기 등 기존 작품들의 매력을 다 집어넣은데다
30미터의 로봇이란 반전요소까지!! 1999년이라 식스센스 등에 밀리긴 했지만
꽤나 트렌드에 잘 맞았다고 봅니다. 너무 오래전으로 잡아서 세기말 감성엔
너무 고전틱했을 것 같긴 하지만...

제니퍼 애니스톤, 빈 디젤, 크리스토퍼 맥도날드 등 성우진도 빵빵한데
특히 제니퍼 애니스톤은 딱이던~ 고철로 정크아트하는 딘도 좋았고
매력적인 싱글맘이지만 눈길을 끄는 것 외에 더 진행되어 이야기가 딴데로
새는 것도 잘 막았다고 봅니다.

뭔가 X파일의 멀더같던 켄트 요원의 밉상이야 어쩔 수 없지만 장군에 대한
시선은 그래도 선을 잘 지켰다고 보는지라 좋았네요. 군까지 깠으면 과도한
한국영화같았을텐데;; 칼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요리를 할 수도 있고
흉기로도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파괴로봇 특유의
위험성을 숨기지 않고 보여줘서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적절한 수준이
아니라 주인공을 진짜 죽일 수 있는 것을 두번에 걸쳐서 보여주는게
유용한 도구란 무엇인가를 잘 나타내주더군요. 딘의 대처도 좋았고~

마지막 넌 무엇이든 될 수 있어!!에서 슈퍼맨으로 이어지는 씬은 알면서도
당할 수 밖에 없는 눈물포인트라 진짜 ㅜㅜ 당한 관객분들이 많더군요.
엔딩으로 복선을 회수하는 것도 좋았고 아직까지 인기있을만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