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기대하던 작품인데 키노라이츠 시사로 보게 된 나이브스 아웃입니다.
사실 호화 캐스팅 포스터와 분위기부터 아가사 크리스티가 생각났고
바로 오리엔탈 특급살인이 연상되었기 때문에 우려도 한켠에 있었네요.
다만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의 라이언 존슨이 직접 쓴 각본이기에
내용을 알고 보는건 아니라 다행이었습니다...만 다 보고 예고편을 보니
흐음...추리매니아시라면 예고편이나 광고를 적극적으로 피하시길
권해드립니다. ㄷㄷ;;
물론 영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지점이 있기에 아주 마음에
듭니다. 예고편을 안보고 보기도 했지만 쥐덫을 보고 썼다는 이야기를
황석희 번역가와의 GV에서 들었는데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같은
특유의 휴머니즘이 느껴지는 작품이라 연말에 잘 어울리네요.
사회적 풍자 등 다양한 지점이 있겠지만 사실 너무 유려한 감이 있기에
잘 만들어진 세트 안에서 퍼즐을 맞춰가는 재미 외적으로 본다면 약간은
좋기에 아쉽게도 느껴지네요. 말하고 싶은 바를 위한 목적 지향적이랄까
기생충 때도 좀 느끼긴 했었는데 흠~
그래도 지독한 복고풍의 연출과 캐릭터들이라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추천드리는 작품이네요~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르타 역의 아나 디 아르마스
할란과의 오목을 이기듯이 승부보다 가슴으로 일을 바라보는 그녀의
캐릭터는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많이 봐온 소재와 무대라
진행에 따라, 등장인물에 따라 사실 거의 예상대로 흘러가기도 했고
워낙 복선회수를 착실하게 해오기 때문에 되새김하기도 좋았는데
그럼에도 모든 것의 화룡점정은 그녀의 따스함이었네요.
할란부터 머리로 생각해온 일이 틀어지고 태클을 걸어오는 일이 생겨도
우연같은 사필귀정의 판타지는 보는 이를 웃음짓게 만드는바가 있어
참 마음에 듭니다. 점점 더 자극적으로 바뀌는 세태에 이러한 단비같은
바보스러움은 체질부터 시작해서 너무나도 이상적이라 좋았습니다.
사실 토하는 체질은 전기적 자극을 통해서 어떻게 꾸미는게 아닐까 싶어서
처음엔 의심했었는데 중반부터 아예 신발을 보여주면서 나가다 보닠ㅋㅋ

블랑 역의 다니엘 크레이그
억양이 굉장히 독특한데 남부 상류층 발음이라고~ 파(?)~를 치는 것도
그렇고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로 바보같은 면으로 무장하고 있는 듯~
싶으면서도 이미 경위와 주경찰과는 달리 처음부터 퍼즐을 거의 완성해
즐기고 있는 것이었던거라 참 재밌고 좋았네요. 그러면서도 바로바로
짜맞추는게 아니라 여유있는 모습이라 진짜 상류층스러웠습니다.
할머니 역의 K 칼런과의 대담이 특히 그러했는데 대사나 매너, 기다림
모든게 그림같이 환상적이었네요. 할머니 캐릭터도 진짜 좋았던~~

할런 역의 크리스토퍼 플러머는 올 더 머니에서 진짜 구두쇠다운 부자로
진상을 제대로 보여줬다면 이번엔 정말 따스한 할아버지로서 좋았네요.
물론 극 중에서야 지원도 끊고 모질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수십년간을
지원해줬기에 새로운 방법의 활로라고 생각해본다면 그것 또한 가족이라
가능한 따뜻함의 한 방편이 아닐까 싶어서 납득이 되었습니다. ㅎㅎ
사실 경우의 수가 거의 없었기에 예상대로 진행되었지만 그걸 설득력있게
만들어낸건 할런과 마르타의 진정성있는 캐릭터였기에 좋았네요.
물론 GV에서의 질문처럼 증상에 대한게 너무나 보였기에 어떻게 저걸
넘기려나 싶었는데 흐음~ 다 옛스럽지만 좋았던 무대와 트릭들이었지만
그것 하나가 아쉬웠습니다. 초상화는 못봤었는데 나중에 확인해봐야~
장녀 린다 역의 제이미 리 커티스나 그녀의 남편 리처드 역의 돈 존슨
며느리 조니 역의 토니 콜렛, 막내 아들 월트 역의 마이클 섀넌
우파꼴통 제이콥 역의 제이든 마텔, 좌파찌끄래기 멕 역의 캐서린 랭포드
가정부 프란 역의 에디 패터슨까지 다들 너무 쟁쟁하기 때문에 나름
예상되는 스토리임에도 스피드있는 뒤죽박죽 연출과 함께 괜찮았네요.

경위 역의 키스 스탠필드와 주경찰 역의 노아 시건 콤비도 좋았던~
이민자로 포커스를 딱 정한건 경위를 대하는걸 보면 알 수 있었네요.
뭐 그래도 경위가 붙으면 뭔가 약해지는 느낌답게 대충대충 넘기는게
참ㅋㅋㅋ 그에 반해 주경찰은 경위와 달리 의외로 블랑과 죽이 맞아서
판을 잘 깔아주는게 아주 좋았네요.
번외로 유언 변호인 역의 프랭크 오즈와 보조인 Kerry Frances(?)의
콤비도 빵빵 터지던ㅋㅋㅋ 보조하다 결국 변호인은 팔 걷고 보조는
잠들 정도로 유족을 설득하는겤ㅋㅋㅋ

정치적으로 보자면 트럼프를 까고 당연히 이민자는 맡을 일은 한다던가
우파 장녀 남편의 접시 치우기 등 재밌는 지점이 있지만 딱 한쪽으로
치우쳐져있는게 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실제론 히스패닉들이 없다면
화장실 변기는 누가 청소하냐는 말은 극 중 좌파인 멕같은 이가 TV쇼에서
당당하게 말하고 실수라고 넘어가면서 영화에선 오직 이민자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모든 판을 짜온게 참...애매하기는 합니다. 진정한 집안의
기둥이었던 할런이 모든걸 이민자인 마르타에게 넘겨서 모~든 백인이
집 밖으로 쫓겨나는건 너무 재밌었지만 과연 자신들이 그러한 처지에
처했을 때도 그럴 수 있을지는~
우리나라도 출산율이 떨어져만가니 결국은 이민 등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는데 그 때도 박수를 치며 남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일이
되었을 때도 웃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진정한 우파라는 느낌으로
할란과 블랑을 그리고는 있습니다만 그들같은 1%야 어느 사이드에서나
언제나 진정함이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는 캐릭터적 인물들이니 ㅎㅎ
극 중에서도 멕은 가족의 압박으로 마르타의 약점인 엄마에 대한 정보를
넘겨줬다는데 자신의 가족에 대한 지원을 듣자마자 전화를 끊은걸 보면
전혀 아니올시다란걸 알 수 있습니다. 장례식에 부르지 않은 것도 결국엔
모든 가족의 뜻이었다고 볼 수 있구요.
볼 때는 정치적으로 볼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GV를 거치며
어떻게 해석되어 나갈건지 보이니...

캡ㅇ...가 아닌 랜섬 역의 크리스 에반스
캡아를 은퇴하면서 고른 작품으로 꽤나 적절했다고 봅니다. 끝에선
박장대소하고 싶을 정도로 모든걸 회수하는게 진짴ㅋㅋㅋㅋㅋㅋ
근데 예고편을 보고 봤으면...너무 뻔한 대사와 복선을 이미 본거나
다름이 없는거라 감흥이 어땠을지;;

어쨌든 이 둘의 캐미는 정말 좋았네요. 키다리 아저씨들다운 느낌도 나고
연말다운 따스함(?)이 마음에 들었던 나이브스 아웃입니다. ㅎㅎ
증명편에선 와...ㅜㅜ)b

덧글
장르적으로 괜찮아요~
더문이랑 소스코드 보고 감명받았던 던칸 존스는 워크래프트와 뮤트로 장렬히 산화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