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노라이츠 시사로 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입니다.
내가 사는 피부로 강렬하게 다가왔었는데 이번 영화는 만년이 되어서
그런지 잔잔한 회고록같은 작품이라 의외였네요. 그래도 좋던~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감독 연기도 참 좋았고 인생을 되돌아보는 창작자의
이야기를 여러가지의 형태로 돌고 돌리는게 마음에 들며 참 부러웠습니다.
뮤즈를 언제나 찾아다니기 마련인데 그 기원을 다시 되짚어 볼 수 있는
영화라 좋았네요.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누구나 창작을 할 때에는 자신의 이야기부터 생각해보는게 일반적일텐데
시간이 지나고 점차 다른걸 다루기 마련이라서 그럴지 몰라도 극 중의
말로 감독은 집필과 연출을 쉬는 와중에 자신의 초창기 작품이 회고전에
상영되면서 다시 관람하게 되고, 의욕을 되찾아가는 이야기라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이면서도 오히려 왕도이기에 다시 신선해진게 흥미로웠네요.
작품으로서가 아니라 본인의 에세이같이 써오던 단편들을 알베르토가
읽으면서 그걸 다시 작품활동도 하면서 과거의 인연들과도 연결되는게
참...부러웠습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로마로 좀 더 직접적이지만 약간은 떨어져서 자신의
이야기를 썼다면 알모도바르 감독은 가상의 인물과 이야기이지만 극 중 극의
마무리를 선택함으로써 좀 더 보편적인 스토리로 만들어낸게 좋았네요.
결국은 자신이 최고의 뮤즈이며 그러한 마무리를 하고 싶다는 느낌이라~

어머니 하신타 역의 페넬로페 크루즈
할머니가 다 된 하신타도 나오기 때문에 아무리 젊은 시절이라고 하여도
페넬로페 크루즈는 좀~ 했더니 극 중 극이었을 줄이야 ㅎㅎ
확실히 어머니는 모든(?) 아들의 이상형 중 한명이기 때문에 이해가 갑니다.
극 중 최고 미녀에 진취적이고 머리 좋은 여성이지만 하필이면~ 대부분의
인물들이 게이다보니~ 아버지의 역할이 극히 제한되어 나오기도 하고
노년의 모습도 없기 때문에 남성인물들이 많아도 참 묘하기는 하네요.

말로 아역인 Asier Flores와 첫 추억인 Eduardo 역의 César Vicente
실제 감독의 일화인지는 모르겠지만 목소리가 좋기에 합창단으로서
멍청이로 만들었다고 나오는데 머리가 너무 좋았던 말로는 그럼에도
성인을 가르칠 정도의 똘똘함을 가지고 있어 어머니와 같이 딜을 해서
페인트공이었던 에두아르도를 가르치면서 집안의 페인트칠을 맡깁니다.
그러다보니 손을 잡고, 샤워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무래도 말로는
그때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지 않았을지~ 글은 서툴러도 결국은 배웠고
글과 함께 그림을 보냈지만 전달되지 못했다가 돌고 돌아 말로에게
입수되는 것도 순하지만 좋았던~
근데 진짜 아재들이 많이 나오는 와중에 에두아르도는 완전 미형이자
노출씬이 있어서 그런지 요즘 스타일이 아닌 그리스 조각같은 몸이자
추억답게 정말 이상적인 남성을 캐스팅해서 눈길이 가더군요.
수미상관으로 결국 이게 모두 새롭게 연출하게된 영화의 촬영이었으니
페넬로페 크루즈처럼 본인이라면 골랐을 최고의 남성을 데려온 듯도 ㅎㅎ
또 생각해보면 하신타도 교육은 못 받았지만 현명했던 것 처럼
에두아르도의 여친(?)이 그에게 번역과 공부를 추천하는 것도 그렇고
현실에선 비서 메르세데스(노라 나바스)가 모든걸 다 봐주는 모습이라
이성적으론 남성을 좋아하면서도 많은 영향을 여성들에게 받는게
흥미로웠네요.

페데리코 역의 레오나르도 스바라글리아
결국 에세이가 연극으로 발표되면서 다른 사람의 이름이었지만 대학 시절의
인연까지 불러들이는건 애틋하면서도 진짜 로망다운 이야기라 ㅜㅜ)b
누구나 꿈꿔왔던 스토리 아니었을지~
그렇지만 마지막까지 가지 않은건 또 ㅎㅎ

알베르토 역의 에시어 엑센디아
초창기 영화의 주연으로 명작이 되었지만 불화로 인해 서로가 서로에게
으르렁대던 배우역인데 그럼에도 그의 에세이에 감화되는 모습도 참~
흔하게는 썸으로 갈 것 같았지만 그건 또 아니랔ㅋㅋ 그러면서도 아웅다웅
엉키는게 마무리때문인지 훈훈~했네요. 그를 중독시키기도 하지만
그를 다시 일으키게도 하는게 페르소나라면 페르소나다웠습니다. ㅎㅎ

하신타는 동굴이라 난리를 쳐도 그럼에도 아름답게 그려진 집은 말로에게
어떤 곳이었을지 짐작할 수 있어 추억이란,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란
그럼에도 얼마나 자신에게 힘이 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 같아 좋았네요.
사람은 결국 추억으로, 반추하는 힘으로 살아가기도 한다는걸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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