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쓸모의 아이러니 by 타누키





대도시에서 아마도 같은 한국인에게 사기를 당한 듯한 부부가 시골에서
병아리감별사와 농장을 같이 하며 이민자의 삶을 보여준다는 내용이라
사실 그리 기대하지 않고 봤던 미나리인데...어렸을 때, 시골에서 살아서
그런가 꽤나 추억이 소환되어 재밌으면서 참 따스한 시선으로 날카로운
주제를 다뤄 마음에 드는 영화입니다.

70년대 이민자로서의 인종차별이나 흔하게 쓰일만한 주제는 그렇게
다루지 않아서 의외면서도 또 그렇기에 좋았네요. 미국에 계신 이모와
외삼촌께 신세를 지며 일했을 때도 생각나고...참 쌉싸름하면서도
쓸모라는 것에 매몰되어가는 지금의 한국에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누구에게나 추천하지만 소품적인 영화인지라 감안은 하고 보셔야~
다만 작금의 독립영화들처럼 날서있지 않고 물 흐르듯이 섬세하고 따뜻한
연출을 유려하게 해냈네요.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주하기 전부터, 한국에서도 쓸모라는 굴레에 밀리고 밀려 떠나온듯한
스티브 연과 한예리 부부의 모습은 참으로...자유분방한 느낌의 장모님,
윤여정과의 문제도 살짝 언급되지만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아서
상상의 여백을 주는게 좋았습니다.

한예리도 좋은 작품이 많았지만 버닝에서의 2세적인 모습이 딱 좋았던
스티브 연이 주연을 맡아 마음에 들었네요. 흔하게 한국말이 유창한
배우를 썻으면 애매했을 듯~





현재도 그렇지만 70년대의 수컷으로서, 부화장의 소각되는 수평아리들의
연기는 정말 섬뜩하면서도 쓸모있어야 한다고 되뇌이는 아버지들에서
아들에게 내려오는 저주의 낙인은 참...안타까우면서도 벗어날 수 없는
굴레의 이미지였네요.

그래서 한예리가 성공(?)의 목전에서 떠날 결심을 하는건 쓸모의 시대에
종언을 고하는 모습같기도 해, 이해는 안가지만 동감할 수 있었네요.

그렇기에 마지막 고난이 왔을 때, 스티브 연과 한예리가 서로가 서로를
챙기면서 서로에 대한 마음을 다시 확인하며 쓸모가 쓸모없어지게 되자
비로소 당대의 가족들처럼 다 같이 모여 자는 모습에서 이상향적이지만
따스하니 다시, 같이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쓸모의 아이러니지만 애정이 있기에 놓았고, 애정이 있기에 다시 뭉친
가족은 참 부러웠습니다. 쓸모가 필요없는건 아니지만 필수는 아니라는
평범하지만 어려운 이야기였네요.



어렸을 때, 시골에서 대가족과 자랐던 기억때문에 할머니 역으로 나온
윤여정과 아이들이 참 좋았네요. 감초처럼 너무나 인상적이면서 나중에
풍을 맞는 것까지 가슴 아픈 기억에 힘들었지만 노엘 조와 앨런 김의
챙김과 달리기는 예상했으면서도 먹먹하니 감동적이었습니다.





혹시나 미나리를 팔아 대박나는 내용이면 어떻하나 하는 우려와는 달리
감독의 자전적인 내용이라 평범하니(?) 할머니의 야채라 또 좋았네요.
어렸을적 보았던 물뱀 생각도 나고 보이는게 낫다는 말이 참~

마운틴 듀가 산이슬인건 진짴ㅋㅋ



회초리를 부러뜨리고 강아지풀을 가져오는 장면에선 정말 빵빵 터졌던~
하...정말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데 이민자를 다룬 영화에서야 이러한
감성을 볼 수 있다는게 어떤 면에서는 안타깝기도 했네요. 쩝...



폴 역의 윌 패튼
6.25 참전용사지만 너무 불안정한 모습으로 긴장감을 불어넣는게 좋았고
어느정도 비판적으로 언급된 교회, 한국교회들과 달리 혼자 신앙생활을
고되게 하는게 전쟁에서 어떤 트라우마를 겪었을지...안타깝기도 하면서
미국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되더군요.

김치를 잘 먹는 것도 그렇고 결국 우물업자를 불러 고립되어 실패해가는
농장에 희망과 이민자로서의 지역화압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는 것
같아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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