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곳] 몽실몽실한 내리막길 by 타누키






김종관 감독의 신작으로 페르소나, 더 테이블, 최악의 하루를 거쳐서
봐왔는데, 아이유로 시작해서 이번 영화도 이지은이 관람 이유가 제일로
크긴 하지만 보다보니 작품세계가 마음에 들어서기도 한지라 이번에도~

영화는 감독의 전작들과 비슷하지만 좀 더 멀리서 관조하는 듯하게
그려내고 있어 관객의 입장에선 눈을 가리고 몽실몽실한 무언가를 만지는
느낌이라 삶의 내리막길을 이야기하는 것과 맞물려 이제까지와도 또 달라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릴 것 같네요.

쉽게 추천하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IU~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문숙과 같은 인물로 치매에 걸린 듯한 연우진의 어머니 역할이라 시공간을
넘나들어 참 매력적이었네요. 이지은 특유의 말투와 연기가 잘 어울리는~
어머니에게도 자서전을 써보시라 이야기해오고 있는데 그런 느낌이라 참~

소설책을 읽는 사람들이 이상하다며 만들어진 이야기인데 왜 믿냐는게
관객에게도 하는 말 같아 재밌었는데 오히려 믿느냐는 말 자체가
경계에 서있는 느낌이었네요. 믿고 싶어서 일수도, 이야기를 믿어야만
작품을 즐길 수 있는가라는 생각부터 들어서~ 다만 그럼에도 뒤에 이어진
이야기는 사람에 따라 믿을 수 없을 수도 있으니 화두로 좋았네요.

찾아보니 을지로에 있는 것 같은 시티커피는 한번 가보고 싶은 옛스러움이
있는 카페였네요. ㅎㅎ





추억을 태우는 편집자 윤혜리는 마지막 씬이 좋아서 다시 한번 보고픈~
samporena라는 초콜릿 맛의 담배로 감독의 실제 인도네시아 친구의
일화라고 하네요. 그쪽 담배는 정향이 들어간게 많고 크레텍(Kretek)이라
부르는데 타닥타닥 태우는 소리가 나는게 독특했습니다. 담배를 피우지는
않지만 뭔가 로망스럽긴 하던~



사진작가인 김상호와의 귀인 이야기도 어떻게 보면 간병하는 업에서
벗어난다 볼 수도 있으니... 참 안타까우면서도 침잠해가는 인물들이지만
직접적이지 않고 거리가 있다보니 그렇게 어둡게 느껴지지 않는건
다행이기도 합니다.



기억을 사는 바텐더 이주영
큰 사고로 왼쪽 몸과 기억이 날아가 술 한잔에 기억을 사는게 만화에서
많이 보던 이야기인데 뭔가~ 기억이란 자신이라, 이야기를 파는게 아닌
기억의 소유권을 넘기는건 못 하겠더군요. 거기까지 가니 읭?!? 싶던;;





그 모든 이야기를 관통하는 소설가 창석 역의 연우진
사실 처음 봤을 때는 김승수?!?? 아닌데 이렇게 젊을리가..싶었...ㅠㅠ

자식을 잃고, 부인도 멀어지고 한국으로 돌아와 김상호에게서 훔쳐낸
청산가리를 물에 타고 소설을 집필하는 마지막 모습에선 그럼에도 다시
길을 찾아가는, 다른 배역에게도 느껴지는 내리막길에서도 삶을 이어갈
아슬아슬하지만 나름의 희망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매몰되어가는 인생이더라도 눈을 돌리면 다시 바람을 찾을 수 있고
항해해 나갈 수 있다는 것 같은 흑백 전환도 우울한 요즘 다독여주는
느낌이 있어 좋았네요.



그럼에도 다시 글로 쓰니, 의미를 찾아가며 좋았던거지 영화로서는
아무래도 짧은 시간과 감독의 느낌과도 또 다르게 바닥에서 바닥으로
흐르는 연출이라 좀 멀게 느껴졌네요. 소설로 접했으면 또 달랐을지~

영화임에도 소설책에 대해서 이야기한걸 보면 감독님은 소설에 좀 더
비중을 두시고 있는게 아닌지 싶기도 하고 ㅎㅎ 둘 다 잘하시니~

익무덕분에 GV로 감독님도 만날 수 있었고 좋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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