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네트] 현대에 떨어진 오페라 by 타누키






레오 카락스는 유명한 감독이지만 오래된 작품들이 많다보니 본건
그나마 최근작인 도쿄!와 홀리모터스인데 이번엔 뮤지컬 영화로
돌아왔네요. 아니 오페라 영화인가... 어쨌든 음악영화지만 감독의
성향상 쉽지 않을꺼라 생각했지만 역시나 툭툭 던지는게 호불호가
있겠더군요. 시사회지만 초반부터 나가시는 분들도 계시던 ㄷㄷ

감독 본인의 가족 이야기같은 느낌도 있고 비교적 친절하긴 하지만
라라랜드같은 미국풍 뮤지컬 영화라고 기대하고 보기엔 거리가 멉니다.

그럼에도 전위적인 감독의 연출과 배우들, 특히 아담 드라이버의
드니 라방을 잇는 신들린 연기는 마음에 들기에 추천할만하네요.

이세계물이 넘치는 시대라 그런지 근대 오페라를 만들던 지휘자가
현대에 떨어져 영화를 만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합니다.

스텝롤이 끝나갈 즈음 쿠키영상도 있는데 시작과 끝이 상통하기 때문에
아련하니 좋았네요.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 초반만 해도 그래도 포스터의 연출처럼 사랑이 기반이 되는 내용이
아닐까 싶었는데 역시낰ㅋㅋㅋ 진짜 거기서 수장 시키는게 말이 되낰ㅋㅋ
와 진짜 그 이미지로 기대하고 들어온 사람의 뒤통수를 이렇게 치다니 ㄷㄷ
홍보팀도 그렇고 다들ㅋㅋㅋ

번외로 관계를 가지며 철저히 안(마리옹 꼬띠아르)의 젖꼭지를 가리는데
바로 다음 컷으로 헨리(아담 드라이버)의 젖꼭지 샤워 씬으로 넘어가는건
진짜 너무 웃겨섴ㅋㅋㅋ 도랐ㅋㅋㅋ 그런데 출산 후에 가지는 관계에서는
노출 시키는게 뭔가 로망스의 영역에서 결혼이라는 현실로 들어오는 듯한
느낌도 들었네요.





도쿄!에서의 드니 라방과 비슷한 초록이로 무장한 아담 드라이버는
진짜...스탠드업 코미디언이라는데 미친듯한 연기를 보여줘서 ㅠㅠ)b
연극 무대 한 편을 제대로 본 듯한 느낌이라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몇몇 뜬금포가 있긴 했지만ㅋㅋ



안 역의 마리옹 꼬띠아르
Ann으로 극중 이름도 안이라 더 마음에 들던~ 헨리가 묘사한 오페라
가수답게 계속된 인사와 죽음을 반복하며 맴도는게 천상 오페라적이라
와닿으면서도 안타까움을 더해주는...

서로가 어울리지 않으면서도 끝까지 서로를 유지하기 때문에 더욱더
겉도는게 어쩔 수 없는 사랑이긴 해 보입니다. 그럼에도 그녀가 계속해서
말해왔던 퀸은 분란을 일으킬 킹이 필요없어서 헨리를 골랐다는 늬앙스를
보이는 것과 달리 헨리는 이미 킹이었으니 파국은 예상되는 바였네요.

예지몽같은 선잠도 그렇고 무의식 중에 알고 있었는건지 참...



반주자 역의 사이몬 헬버그
킹이 아니었던 반주자에서 그녀의 죽음 이후 킹의 반열에 오른 지휘자까지
하지만 결국 2인자로서 후회의 늪에 빠져 죽는 짝사랑 역할이라니 ㅠㅠ
곁을 지키고 바라만 보다 이 얼마나 슬픈 캐릭터인지 와...

특히 이 씬에서, 오직 반주자로서 그녀의 뒤에서 그녀에게 모든걸 맡기는
주변인이었다 지휘자로 변모하며 독백과 컨트롤을 반복해서 해나가는게
멋드러지만서도 너무나 읍소하는 그의 연기가 절절해서 가슴 아팠네요.

죽으면서도 그녀와 가졌던 찰나의 만남을 다시 곱씹으며 더 잘할 것을
후회하고 방도를 찾는 모습은 너무나 와닿으면서 헨리같은 포식자에게
자신과 그녀 모두 맥없이 당할 수 밖에 없는게 참 슬프게 그려졌습니다.

그럼에도 시간을 돌릴 수 있지 않는한 후회는 후회일뿐 계속 전진하는
시간은 멈출 수 없으니 흩어져가는 파도처럼 계속 재정립되어가는
인간사가 애틋할 뿐이었네요. 그 와중에 그는 이름도, 찾는 이도 없느니...



제목인 Annette부터 Ann의 마리오네트라는 의미가 들어있다고 봤는데
진짜로 마리오네트를 아이로 쓸 줄이야... 후반에 Devyn McDowell으로
실사화되면서 안에 대한 원망도 같이 하는데 그에 대한 분량이 적어서
좀 아쉬웠습니다. 아무래도 아버지였던 레오 카락스 본인이 만들다보니
어쩔 수 없긴 했겠지만 작중에 그녀가 자신을 사랑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하듯이 정말 몰라서일 수도 있겠네요. 그럼에도 그러한 분량을 넣은건
나타샤로 나온 딸(Nastya Golubeva Carax)의 의중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마지막 목이 졸린 듯한 아네트를 뒤로 하고 떠나간 실사 아네트는 새롭게
성장하여 부모와 상관없는 온전한 인격체가 된 듯한 느낌도 줍니다.
아직 안겨 떠나기는 하지만...

다만 더이상 누굴 해칠 수 없으리란 아네트의 바람과 달리 성공하면서
계속된 작품활동을 예고하는 듯해 묘하게 다가오네요. ㅎㅎ

141분으로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길면서도 짧아지는 영화였습니다.
비극적인게 오페라다우면서도 쿠키 때문인지 편해지는 바도 있네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유해진건가 싶기도 하고 레오 카락스의 신고전작들도
언제 한번 봐야하는데~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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