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지의 부유한 영국인 가족이 어머니의 사망 소식에 돌아가게 되는데
그와중에 벌어지는 주인공 닐(팀 로스)의 일탈을 그리고 있는 작품으로
미셸 프랑코 감독의 영화입니다.
사실 그리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끝까지 밀어 붙이는 방식도 좋았고
어려서부터 죽음에 대해 생각해왔던지라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긴장감있게 풀어내서 몰아치는 와중에 꽤 진중하기 때문에
쉽게 추천할만한 작품은 아니네요. 그리고 아쉬운 점도 있고~ ㅎㅎ
4/5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닐은 사실 처음부터 친근한 삼촌이지만 계속 자신을 격리하고 싶어하는
인물로 나옵니다. 물론 조카들에겐 그래도 좀 더 자상한 편이고
그런 닐을 여동생 앨리스(샤를로트 갱스부르)도 어느정도는 아는 눈치라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합니다.

그런 휴가 와중에 갑작스럽게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모두 돌아가는데
닐은 여권을 핑계로 남더니 멕시코의 아카풀코에서 전과는 전혀 다른,
누구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자신도 남에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현지인들만이 대부분인 해변으로 가서 널부러지기 시작합니다.

Iazua Larios와 얽히는 것도 딱히 의도하지 않았고 사귀고 나서도
자신의 미래와는 상관없는, 친구에게 대하듯이 말하는 지점에선
혹시...싶었네요. 게다가 마지막에선 그녀마저도 떠났으니...
자신의 상황을 이해받고 싶다는 욕구마저 스러지고 있는 닐이다보니
정말 최후의 순간, 아무도 없었고 아무도 남지 않은,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곳으로 떠나는게 나름 이해가 가기도 했습니다.
영화 전의 인생은 모르겠지만 어머니와 그나마 연락을 강제한 여동생이
없는 현재, 그에게 정말 연결된 끈은 없는거나 마찬가지일테니...
인간에게 가족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기도 했네요.
어머니가 살아있을 때는 자신의 죽음 앞에서 그래도 시간을 내어
여동생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어머니의 죽음 이후
사회적 관계가 청산되다시피 무너지는 그였고, 여동생이 죽자
울음을 터뜨리며 진짜 세상과 단절되는 모습이 정말 너무나도
안타깝고 슬프면서도 미래를 보는게 아닐까 싶어 진짜 무서웠습니다.

할머니의 죽음에 대해서는 사실 아무래도 약간 멀게 느꼈던 조카들이지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다 자신들의 어머니가 삼촌때문에 비명횡사하자
Samuel Bottomley와 Albertine Kotting McMillan가 찾아와 병으로 뚝배기를
깨버리는게 정말 관객의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어줘서 좋았네요.
하지만 그의 재벌 가족이 쌓아온 면모 뒤에 도축업이 있다는게 나오면서
죽은 돼지들의 환영이 보이는건 좀... 별로였네요;; 사족같달까...
나름 그런 충격으로 그가 이런 성격이 되었다는건 설명해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채식주의자(?)의 목소리가 직접 나오는 듯한 느낌에 가까워서
굳이... 그의 입장이 끝까지 그의 입에서 나오지 않는 것처럼
환영도 마찬가지로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고 표현하는게 낫지 않았을지...
그런 의도가 아니었을테지만 그렇게 다가올 정도로 살짝 식었네요. ㅎㅎ

결국 다시 또 혼자 떠난 그의 공간은 이번에야말로 오롯이 스러질 장소를
마련해 줄 수 있을지... 느리고 느리게 침잠하는 자살같은 느낌도 들고
착잡하지만 다시 한번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어준 작품입니다.

태그 : 썬다운, 영화, 미셸프랑코, 팀로스, 샤를로트갱스부르, IazuaLarios, SamuelBottomley, AlbertineKottingMcMillan, 죽음, 가족, 사람, 인생, 인간, 스러지다
덧글
(노바디에서 그러시더라구요.)
라이 투 미에서 보고 좋아졌는데
쉬헐크에서도 아직 등장만 봤지만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