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천성 by 타누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프랑스에 가서 찍은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봤는데 원제가 진실이기도 하고 뭔가 불안한 느낌이었습니다만 역시나
감독다운 영화였네요. 프랑스 배우들을 주로 써서 좀더 강렬한 터치가
느껴지지만 그래도 그의 작품이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며 사람의 천성은 오래 볼 수록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인데
그러한 점을 잘 그려내주고 있네요. 그리고 그 또한 상호관계라는 것을~

감독의 팬이라면 당연히 추천드리며 프랑스 배우들 특유의 톡톡 튀는 맛이
가미된 작품이라 더욱더 좋았습니다.

배우의 본성이란~~ ㅎㅎ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천성이 배우인 파비안느 역의 까뜨린느 드뇌브와 딸 역의 줄리엣 비노쉬
계속 언급되는 사라가 있기에 또 다른 딸인가~ 싶었는데 이모 느낌의
라이벌 배우였더군요. 그녀에게 딸을 빼앗긴 어머니와 왜곡된 기억을 가진
딸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고레에다 히로카즈답게 따뜻한게 좋았습니다.

배역을 따내는 점에서는 쎄긴 하지만 프랑스다움으로 무마되기도 하고~
실제로 딸의 연극을 봤었지만 그녀의 천성은 좋은게 좋은 것이 안되는거라
숨겼던거니...딸은 딸의 천성대로 계획적이고 분석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면서 결국 서로의 방식대로, 서로의 거리를 찾아서 애정할 수 있는
진실을 발견하는게 재밌었습니다.

가족이기에 더 아픈 지점을 알고 있고, 그렇기에 더 숨기고 공격할 수 있는
비극적 상황이었지만 사랑하고 싶기에 모인 가족이기에 실제적인 발톱을
드러내지는 않는게 인상적이었네요.

그리고 그러한 그녀를 알기에 비서였던 뤼크(알랑 리볼트)는 떠났다
연극에도 다시 돌아오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재밌었습니다. 그녀의 승리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그도 그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승리한 것이었으니~

오래된 관계 속에서 요즘 감성으로 보자면 정신승리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 사람이 소중하기에 서로 간에 어느정도는 틈을 내어주는 모습이라
볼 수도 있기에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사라가 이모는 아니지만 한국적으로 보자면 이모라는 독특한 존재와
많이 닮아있어 재밌었네요. 어머니와 비슷한 존재로서 계속 붙어있지는
않기에 주로 사랑만을 받는 관계다보니 어머니로서의 질투는 어쩔 수가~

게다가 고양이같이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타입의 반대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면 파비안느의 행동들이 철이 없어 보이기는 하지만 나름의 이해가
되기는 합니다. ㅎㅎ




사위 역의 에단 호크
미국인이라 말도 안통하고 이류 배우지만 장모와는 배우이기에 통하였고
그렇기에 철벽을 쳐온 부인과는 달리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금방 눈치채
부인에게도 말해줍니다. 물론 파비안느 특유의 연극일 수도 있겠지만
사회적 관계에 대한 정신적 낭비를 끔찍해하는 그녀다보니 ㅎㅎ

사위 뿐만 아니라 마농, 주변 사람 모두 딸과는 달리 그녀의 진심을,
진실일지는 몰라도 느껴지는 감정을 모두 같게 건내받았기에 딸의 벽이
더욱더 공고하게 느껴지고 그렇기에 더욱더 어머니로서의 슬픔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벽이었지만 결국은 내어준 틈 사이로
전해진 진실이라는 진심에 와르르 무너지는 장면은 참 좋았네요.

바로~ 이러한 감정을 작품에 쏟았어야 하는데!! 했지만 그렇기에 더욱더
진심이었다는 반증이라 다 같이 웃는게 너무 따뜻했습니다.

바뀔 수는 없지만 노력하는 모습, 가족이 아니라면, 가족이 아니더라도
사랑과 애정이 부족하면 가능하지 못할 관계들이지만 그렇기에 더욱더
애절해지는 장면들이었네요.



물론 그 중심에는 손녀 샤를로트 역의 클레망틴 그르니에가 있습니다.
천상 배우로서의 계보를 잇는 모습도 가지고 있고 벽과 벽 사이를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는 치트키!! 너무나도 치트키다운 모습이라 참 ㅜㅜ)b

아이라는 존재가 점점 귀해지다 보니 너무나 이상적인 것 아닌가 싶지만
그럼에도 어쩔 수 없네요. ㅎㅎ



에단 호크에 뭔가 프랑스적인 느낌을 딱 얹은 느낌이라 너무 잘 어울린~
장편 데뷔작이던데 앞으로 기대됩니다.




극 중 극인 SF작품에서 딸이 나이들어 우주에 있는 엄마를 추월해가는
역을 맡아가는게 영화와 너무나 잘 어울렸네요. 사랑은 내리사랑이라지만
인간으로서 어찌 사랑이 그립지 않았을지...그래도 애인들이 꾸준히 있으니
프랑스답다면 프랑스답습니다.



마농 역의 마농 끌라벨, Manon Clavel
허스키한 목소리와 함께 단아하면서도 고전적인, 잘 벼린 흑목같아서
유명한 배우인가 싶었는데 단편들만 있고 이번이 장편데뷔였더군요. ㅜㅜ

너무 마음에 들었던~ 극 중 누구에게나 녹아드는게 진짜 반짝이는 원석같은
매력의 캐릭터지만 뒷풀이에는 이 감성을 가지고 싶다는 말로 그녀 역시
마찬가지로 천상배우라는 것을 보여주는게 대단했습니다. 그렇게 보면
셀럽시대(?)의 배우들과 다른 고전적 배우론 계보의 한 면이 지속되어가는
장면이 아닐까도 싶네요.

어떻게 이런 배우를 잘 데려왔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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